<붐의 영스트리트>│파이팅이 파이팅에게

“30초 후에 가실 거죠?” 스태프가 묻자 담당 PD는 마치 30분 뒤의 일인 것처럼 여유롭게 “그래 그래” 대답한다. 지난 24일 금요일 저녁 08시 00분 00초 목동 SBS <붐의 영스트리트>(이하 <영스>) 스튜디오에서 2시간짜리 놀이 한 판이 시작됐다. 녹음실 안의 DJ 붐은 마운드 위에 등판한 선수처럼 끊임없이 볼을 던지고 재빨리 타자가 되어 그 볼을 되받아치는 모양으로 멘트를 이어가고, 녹음실 밖의 스태프들은 모니터를 통해 붐과 대화하듯 지시를 주고 받으며 쇼를 진행시킨다. 여기는 1초가 1분 같은 곳, 코칭스태프와 플레이어 붐이 힘을 합쳐 대국민 파이팅 게임을 만들어내는 <영스>다. 붐이 방송을 진행하는 동안 바깥에는 비가 내린다. 태풍이 오고 있다고 했다. 붐이 두 손을 천장 위로 뻗고 외친다. “대국민 파이팅 라디오!”, “여러분은 하늘에서 무엇이 내렸으면 좋겠어요?” 매일 밤 한 줄 문자와 붐이 고른 음악 리스트로 이뤄지는 첫 코너 ‘클럽 1999’가 스튜디오를 달군다. “주제가 분명하니까 역시 반응이 좋네.” 초단위로 도착하는 문자 안에서 재미있는 문장만 속속 골라 모니터에 옮기는 스태프와 붐은 생방송 내내 함께 폭소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잠시후 게스트 틴탑이 등장하자 붐은 첫 출연으로 어색할법한 소년들에게 말을 건다. “자, 봐. 여기 카메라, 저쪽 카메라, 그리고 내 눈에 카메라 하나. (웃음)” 옆집 형 같은 붐이 어느새 이야기를 이으며 이들을 경기장에 함께 세운다. 이제 붐이 열심히 던지는 공을 받아 치거나, 외야와 내야를 마크해줄 여섯이 생겼다. “쇼콜라 멤버들 번호도 몰라요?”라며 여자 아이돌과의 관계를 끝까지 묻자 틴탑은 “전혀. 하나도 없어요. 연습만 해요”하고 똘망똘망 받아친다. <영스>가 한껏 목소리를 높이는 두 시간. 디제이가 흥에 겨워 음악 나올 때마다 “볼륨 좀 더 올려주세요”라고 자꾸 말하는 이곳. 붐과 스태프와 게스트는 각각 던지고, 쳐내고, 받고, 달리며 스튜디오의 파이팅 기운을 키운다. <영스>는 이렇게 매일의 저녁에 파이팅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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