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캐릭터, 김태희·이승기 뺨치고 나섰다

광고계, 요놈들이 싸고 매력적인 모델일세

쉽고 다양하게 감성자극몸값 싸고 이미지 업그레이드기업들 선호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최근 캐릭터 광고가 대세다. 조그맣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브라운관을 타고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저렴하게 광고를 제작할 수 있으며 광고 모델을 100% 기업 입장에 맞게 관리할 수 있다. 고가의 모델료를 지급하면서도 사생활까지 관리할 수 없는 연예인 혹은 스포츠인 모델과는 달라 기업이미지 향상에도 더욱 높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WARP, 뭔지 몰라도 빠르구나= 20일 한국CM전략연구소가 조사한 7월 TV CM 월간동향에 따르면 KT 올레 LTE워프 '손바닥에 그려지는 그림' 광고 아빠와 택배편의 광고 효과가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0~59세 남녀 3577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광고는 '해당CM을 좋아해서'라고 응답한 비율인 MRP(Mind Rating Point)가 12.24로 가장 높았다. 이어 방송인 김성주씨와 소녀시대가 출연해 런던올림픽 수요를 겨냥해 제작된 LG시네마3D스마트TV광고가 5.09MRP의 효과를 보였다. 이승기가 출연한 삼성전자의 삼성지펠T9000 광고도 4.72MRP를 나타냈으며 김수현이 박태환 선수를 응원하는 삼성노트북시리즈9 광고는 4.30MRP를 보이는데 그쳤다. 손바닥에 그려지는 손쉬운 아이디어 하나가 기라성 같은 연예인들보다 더 큰 광고 효과를 나타낸 셈이다. 특히 통신 산업의 경우 실제적으로 어떤 차이를 보여주는지를 설명하기가 어렵다. 이에 다른 통신사와 통화음질을 비교하거나 얼마나 잘 터지는지 등을 비교한 광고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KT는 실제 소비자가 접해볼만한 상황을 광고에 접목했다. 첫 타자는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가 주인공이었다. 지하철, 엘리베이터 등의 상황을 설정한 광고가 나왔다. 하지만 주인공 자체가 영화 내 악인으로 등장하고 스타워즈를 모르는 소비자에게는 오히려 악영향을 미쳤다. 이어 손바닥에 그림을 그리고 이를 밀어 번지게 하는 최근 광고를 선보였다. 귀가 쉽게 열리는 버스커버스커의 음색이 담긴 CM송과 함께 담긴 이 광고는 6월14일 첫 방송된 이래 총 16편이나 만들어졌다. 버전은 계속 바뀌었지만 손으로 밀어 번지게 하는 WARP의 속도에 대한 인식은 소비자들의 머릿 속에 남았다.
◆구도일, 정대우 등 캐릭터 천국= 이같은 캐릭터 광고의 성공은 다른 기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부터 정대우 과장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고 있다. 기존 김남주, 김태희 등 톱 여배우를 이용한 브랜드 광고에서 기업 이미지 광고로 방향을 전환했다. 39세의 정 과장은 대우건설이 마련한 '친근하고 따뜻한 건설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자칫 딱딱하고 어려울 수 있는 건설 분야를 친근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특히 정 과장은 마치 살아있는 듯 광고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도 소비자들과 호흡하면서 대우건설의 이미지 증진에 나서고 있다. 최근 정 과장은 '정대우밴드'도 조직해 대우건설이 건설한 '시화호 조력발전소'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걱정인형은 캐릭터 광고계의 인기 스타다. 이 인형은 과테말라의 전통인형으로, 잠자기에 들기 전 걱정인형에게 걱정을 말하고 잠들면 걱정을 걱정인형이 대신해 주는 인형이다. 메리츠화재는 메리, 에코, 라라, 인디, 타타, 찌지리 등 총 6개 인형에 각각의 보험 상품군을 전담하도록 부여했다. 이어 사람들이 이들에게 걱정을 얘기하면 보험을 통해 이를 풀어준다는 내용의 광고를 제작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가입자들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동화책까지 나와 소비자들의 관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4명의 히어로 캐릭터를 광고에 등장시켰다. 전 세계 광구에서의 유전개발을 통해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대한민국이 산유국이 되는 '이노베이션'을 스타일리쉬한 그림으로 표현했다. 김현주 SK마케팅앤컴퍼니 CP1그룹장은 "SK이노베이션은 B2B기업으로 일반 시청자들에게 소구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시선을 한 눈에 사로잡는 캐릭터를 통해 시청자의 호응을 얻으면서 동시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노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이외에도 정유업계의 귀염둥이 구도일(S-Oil), 스마트폰을 대표하는 '안드로보이', 2금융권을 지상으로 내놓은 '무대리(러시앤캐쉬)', 차가운 금융권 이미지의 온도를 높인 '옥토(우리은행)' 등 수많은 캐릭터 광고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캐릭터 싸고, 쉽고, 다양하다= 이같은 캐릭터 광고의 잇점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기업에서 모델의 활용을 100% 조정할 수 있다. 톱배우 등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 같은 경우 사생활에서 오는 이미지의 타격을 피할 수 없다. 대부분 연예인의 사생활이 비밀리에 감춰진 만큼 결혼, 이혼 등 그 외의 다양한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하나의 이슈로 자리 잡는다. 좋은 이슈는 기업에도 좋은 이미지를 남기지만 음주운전, 폭행, 불륜 등 사건과 사고의 경우 기업이미지에 큰 타격을 준다. 모델을 교체하는 것 자체가 이슈이기에 마음대로 모델을 교체하기도 힘들다는 점도 기업들이 캐릭터 광고를 선호하는 이유다. 또한 캐릭터 광고의 경우 유명인을 활용한 광고보다 제작비용이 저렴하다. 유명인 활용광고의 경우 수십억원에서 수억원까지 고가의 모델료를 지불해야하는 반면 캐릭터의 경우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으로 제작비용이 저렴하다.
여기에 대부분의 캐릭터 광고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동물을 변형하거나 어린이 형태를 뜨이고 있다. 동글동글하고 귀염성이 강한 캐릭터들은 3B에 매우 적합한 광고 모델로 분류된다. 3B는 광고의 성공 공식 중 하나로 Beauty(아름다움·미인), Beast(동물), Baby(아기) 등이 등장한 광고는 대부분 성공한다는 법칙이다. 광고대행사 싱크플레닛 김선명 대표는 "캐릭터 광고의 경우 남녀노소 부담 없이 볼 수 있다는 특성이 있다"며 "특히 어린이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부모들까지 덩달아 해당 기업의 캐릭터를 알 수 있어어 기업이미지 및 상품 광고 효과가 높은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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