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가 계속되면서 유럽 자본조차 유로존을 떠나는 것으로 나타나 유로 와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온라인판은 유럽의 투자자들이 유로존 붕괴에 대비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지난 6월 유럽 내 은행 간 거래는 2007년 금융위기 발발 초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유로존 역내 채무도 지난해 여름 이래 계속 줄고 있다.거래가 줄면서 유로존의 유동성도 줄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토마스 마이어 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금융기관들이 역내 기업과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을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들은 심지어 역내 자회사에 대한 지원도 끊고 있다.독일 소재 코메르츠방크, 도이체방크는 스페인ㆍ이탈리아의 자회사 문제에 ECB 자금을 끌어들이려 애쓰고 있다. 남는 자금은 ECB에 예치해 리스크를 줄인다. 유럽 은행들이 남유럽의 자국 통화 부활과 급격한 평가절하 같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다.은행 간 거래 위축과 더불어 기업ㆍ투자자들의 자금도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 시장은 미국과 독일의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현금이 170억달러(약 19조2626억원)나 되는 대형 석유업체 셸은 지난주 미 은행과 국채에 돈을 묻었다. 란데스방크 바덴뷔르템베르크의 신용평가 책임자 우베 브루케르트는 "유럽의 많은 기업이 지난해부터 미 금융시장을 이용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이제 유럽 은행을 기피한다"고 말했다.유럽에서 여유 자금이 쏠리는 곳은 부동산 같은 실물 자산과 안전자산이다. 특히 금리가 최저로 떨어진 독일 국채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심지어 유럽 내 자금 전체를 인출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지난 5월 유럽 증시에 대한 투자가 조금 늘었지만 그 동안 빠져나간 자금을 보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유로존 위기가 계속되면서 유로존 붕괴에 베팅한 파생상품 규모도 지난 1년 사이 꾸준히 늘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3주 전 "유로에 대한 도박이 소용없다"고 밝혔지만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헤지펀드 업계의 대부' 조지 소로스는 지난 4월 "유럽 정치가들이 새로운 방법을 택하지 않는다면 유로존 붕괴에 베팅하겠다"고 밝혔다. 미 부동산 시장의 붕괴를 예측한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존 폴슨도 지난 봄 "유로 붕괴에 돈을 걸 것"이라고 밝혔다.김재연 기자 ukebida@<ⓒ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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