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야구장 매점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직장인 김서형(34·가명)씨는 올림픽 후의 허전함을 야구로 달래기 위해 야구 유니폼을 사러 갔다가 가격표를 보고 흠칫 놀랐다. 작년만 해도 선수 이름을 새기는 것까지 포함해 선수용 유니폼 가격이 11만5000원이었는데 올해는 13만원까지 오른 것. 홈 경기, 원정 경기용 유니폼을 따로 구매해 입고 옛 유니폼까지 수집하고 있는 김씨는 “이젠 정말 야구도 돈 없이는 못 보겠다”면서 고개를 저었다.올림픽 열기가 가시고 프로야구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유니폼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최대 1만5000원 가까이 올라 야구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4인 가족이 유니폼을 맞춰 입고 응원에 나서려면 최소 15만원, 최대 52만원이 들어간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프로야구 반팔 유니폼 가격은 구단별로 소폭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보급형 4만3000~4만8000원, 고급형 8만~8만9000원, 선수용 11만5000~13만원 정도로 형성돼 있다. 잠실야구장 인근의 야구용품매장 유니크 스포츠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보급형·고급형 유니폼 가격이 전체적으로 3000~4000원 정도 올랐다”고 설명했다.SK, LG, 넥센, 한화 등 4개 구단의 유니폼을 유통하고 있는 FS스포츠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25% 정도 올랐다”면서 “그중 5~6%를 소비자 가격에 반영해 인상했다”고 말했다.소재 및 로고 등이 선수들이 입는 것과 동일한 선수용 유니폼의 경우 납품가격이 1만원 정도 올랐다. 유통업체들이 인상분을 감수하고 가격을 동결했지만 여기에 선수 이름 새기는 비용을 추가로 받으면서 소비자의 부담이 늘고 있다. 그간 유니폼 가격에 마킹비를 포함시켜 왔던 일부 구단도 올해부터는 프로야구선수협회 측의 권고로 유니폼 기본 11만5000원에 선수 이름을 새길 때 마킹비 1만5000원을 추가로 받고 있다.LG트윈스의 공식 스폰서인 LG패션 관계자는 “올해부터 선수 이름 마킹 비용을 1만5000원 추가로 받고 있다”면서 “선수협회 측에서 선수의 성명권, 초상권 등을 강화하면서 비용을 따로 받을 것을 권고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프로야구선수협회 관계자는 “구단별로 차이가 있지만 기존에는 선수 이름 등이 사실상 무단으로 사용되는 부분이 있어 올해부터 각 업체에 시정을 권고했다”면서 “수익의 일부분을 선수들에게 돌아가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구단은 8개나 되지만 유니폼을 제조하고 중간 유통하는 업체는 한두 군데뿐이라는 것도 원가인상과 더불어 가격인상의 큰 요인으로 풀이된다.업계 한 관계자는 “유니폼 판매는 8개 구단의 자율에 맡겨져 있어 가격 부분의 통일된 기준이 없다”면서도 “유니폼 제조·중간 유통 업체는 한두 군데로 한정돼 있다”고 말했다.박소연 기자 mus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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