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손연재, 요정의 우아한 비상이 시작된다

[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이제는 ‘체조 요정’의 차례다. 손연재가 한국 리듬체조의 새로운 지평에 도전한다. 손연재는 9일 오후 8시(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2 런던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예선에 출전한다. 24명의 선수가 후프, 볼, 곤봉, 리본 등 4개 종목을 차례로 치른 뒤 상위 10명이 결선(11일)에 진출해 최종 메달리스트를 가린다. 1차 목표는 결선 진출이다.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다. 아직 한국 선수로선 전례가 없는 일이다. 리듬체조는 뛰어난 기량 못지않게 늘씬한 키와 비율 등 신체 조건이 중요한 종목. 기계체조 강국 중국과 일본이 오랜 노력에도 동구권에 밀려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이유다. 사상 첫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예브게니아 카나에바(러시아) 등 경쟁자도 쟁쟁하다. 그런 점에서 결선 진출은 메달 못잖은 의미가 있다.일단 기세가 좋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 이후 급성장을 거듭했다. 올해 출전한 다섯 차례 월드컵에선 네 번이나 개인종합 10위권에 들었다. 4월 러시아 펜자월드컵 후프 종목에선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하며 종합 4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진 불가리아 소피아월드컵에서도 리본 종목 동메달을 따냈다. 올림픽 직전 열린 벨라루스 월드컵에선 종합 9위에 오르며 전망을 밝혔다. 꾸준한 성적 덕에 세계랭킹은 5위까지 올라섰다. 명실상부 아시아 최강자로 꼽힌다. 실력 면에서 결선 진출은 얼마든지 달성 가능한 목표다.일단 결선에 오르면 예선 점수에 상관없이 다시 원점에서 시작한다. 현실적 목표는 5위권 진입이지만, 좋은 연기에 경쟁자의 실수까지 더해진다면 내친김에 메달에도 도전할 수 있다. 한국 체조 첫 금메달을 따낸 양학선에 이은 또 하나의 쾌거가 기대되는 셈이다.
문제는 실수다. 벨라루스 월드컵에서도 볼을 놓치는 실수로 큰 감점을 당했고,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월드컵에서도 리본이 손잡이에서 빠지는 사고로 실격당한 바 있다. 올림픽은 월드컵과 달리 종목별 메달 없이 4개 종목 합산으로 순위를 매긴다. 단 한 종목만 실수가 나와도 치명적이다. 이 때문에 대회를 앞둔 훈련에서도 월드컵에서 실수했던 동작을 중점적으로 다듬는 모습이었다.압박감도 넘어야 할 산이다. 손연재는 종종 '피겨퀸' 김연아와 비교된다. 연예인 못잖은 외모와 끼에 CF까지 출연하는 등 공통점이 많다. 지난 1년 사이 폭발적 성장세까지 보였다. 자연스레 올림픽에서 김연아 같은 활약을 보여주길 기대 받고 있다. 증폭된 대중의 관심은 어린 선수에게 큰 짐이다. 평소 존경하던 혜민스님에게 부담감을 토로했을 정도다. 가녀린 외모에 강철 같은 심장을 갖춰야 할 이유다. 손연재는 “올림픽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해 왔다”라며 “최선을 다해 내가 가진 경기를 모두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결의를 다졌다. 더불어 “1차 목표인 결선에 오른다면 후회 없이 연기를 펼쳐 보일 것”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전성호 기자 spree8@<ⓒ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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