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자동차 뜨고, 유통·화학주 지고

유럽 재정위기 1년, 주가 1900선 바라보지만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 유럽 재정위기 후 1년, 코스피 지수는 1600선까지 추락했던 과거를 딛고 1800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은 이전 수준 주가 회복은 커녕, 오히려 추가 하락한 주가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로존 위기에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8월2일부터 수직 낙하했다. 2200선을 바라보며 기분 좋은 상승세를 타다가 하루 만에 흐름이 바뀌어 지난해 9월26일 1652.71까지 급락했다. 그로부터 약 1년, 코스피 지수는 지난 3일 1848.68로 지난해 저점대비 196포인트(11.86%) 상승했다. 그러나 오너 리스크를 겪은 기업과 유통, 화학주 등은 시장평균상승률도 못 따라가는 주가로 투자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시총 100위 기업 중 가장 낙폭이 큰 곳은 SK C&C로 지난해 9월26일 14만8000원에서 9만8900원으로 33.18% 폭락한 상태다. SK그룹 내 SI(시스템 통합)계열사인 SK C&C는 최근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지난해에는 SK그룹의 검찰 압수수색에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한화도 당시보다 7.19% 하락한 상태다. 경기 악화에 유통업종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신세계는 이 기간 29.18% 하락했고 신세계에서 분리된 이마트도 15.56% 떨어졌다. 현대백화점은 23.91%의 낙폭을 기록했다. 이들은 유통주인 만큼 유럽발 악재로 인한 경기 둔화에 주가 발목을 잡혔다. 민영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소비경기가 의미 있는 회복세를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나마 정책 규제가 있는 이마트보다는 소비경기가 회복 시 반등폭이 클 백화점이 낫다”고 진단했다.만도와 현대모비스의 부진은 주도주인 자동차업종과 대비돼 눈에 띈다. 만도는 지난해 9월26일 18만3000원에서 전일 15만9500원으로 12.84%, 현대모비스는 6.62% 떨어졌다. 환 손실에 따른 실적 부진, 최근 노동조합 파업 등이 악영향을 미쳤다. 부진한 업황에 울상인 OCI와 한화케미칼, 호남석유 등도 주가를 회복하지 못했다. 호남석유는 당시보다 15.82%, 한화케미칼은 9.83%, OCI는 4.33% 하락했다. 반면, 시총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이 기간 77만5000원에서 124만3000원으로 60.39% 상승하며 주도주로서의 위상을 드러냈다. 삼성중공업도 63.48% 주가가 상승했고 오리온은 70.75% 올라 시총 100위 기업 중 상승폭이 가장 컸다. 아모레G는 같은 기간 58.80% 오르며 화장품주 강세 덕을 톡톡히 봤다. 이외에 호텔신라는 48.64%, 현대차와 기아차도 각각 18.88%, 12.69% 올랐다.증권업계 관계자는 “경기불황의 늪이 깊어지면서 주가도 동반상승보다는 향후에도 실적에 따른 차별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소연 기자 nicks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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