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소송 충당금 사용에 차질 빚어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정부는 로또를 두고 또다시 법적 공방을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수료율을 놓고 7년간 법적 다툼을 벌인 로또 시스템운영업체 한국로터리서비스(KLS)가 이번에는 계약기간을 문제 삼아 소송을 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복권위)가 1차 송사 격으로 이전 소송 당시 쌓아둔 우발손실 충당금 5600억원의 사용이 불투명해졌다. 복권위는 26일 KLS가 7년 계약기간 중에 중도 파기가 돼 미처 채우지 못한 2년간의 수수료를 요구하며 정부와 국민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당시 복권사업은 국민은행이 위탁운영을 맡고 있었다. KLS는 국민은행과 7년 계약을 맺어 시스템 구축과 운영, 유지보수 업무를 맡았다. 그러나 실제 용역계약은 5년 만에 종료됐다.KLS는 국민은행이 복권위와 맺은 위탁운영 계약이 종료되면서 7년이라는 계약을 무시한 채 남은 사업기간을 강제박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손해 청구액은 일단 10억원이다. 그러나 로또판매액이 매년 2조를 넘어선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KLS가 제기할 손해배상액은 2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KLS측도 회계법인을 통해 정확한 손해액 산정을 거쳐 청구금액을 늘릴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번 일로 복권위는 과거 수수료율 소송전에 대비해 마련해 둔 손실충당금 사용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003년 복권위가 로또 수수료율 인하를 지정고시하면서 KLS는 약정 수수료를 다 받지 못했다며 복권위와 국민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낸 바 있다. 복권위는 패소에 대비해 충당금 7832억원을 마련했고 사실상 복권위원회의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충당금 중 소송비를 제외하고 남은 5642억원의 사용처를 물색해왔다. 복권위는 이 충당금을 간판사업(랜드마크사업)과 저소득층 대상의 대규모 장학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이번 소송으로 계획은 잠정 중단될 예정이다. 복권위 관계자는 "소송관련자료를 살펴보고 있다"며 "소송대리인을 선임하는 등 어떻게 대응할 지 고민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혜민 기자 hmee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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