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환기자
지난해 LG를 방문한 리커창 중국 부총리(왼쪽)와 구본무 LG 회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중국 권력서열 2인자인 리 부총리는 당시 LG전자 서초 R&D캠퍼스를 방문해 구 부회장과 함께 3D TV와 스마트폰, 스마트 디오스, 4D 입체 냉방 에어컨 등 LG의 첨단 제품 디자인 및 연구시설 시찰하기도 했다. 리 부총리는 특히 디자인과 R&D인력이 제품 기획 단계부터 고객들의 실사용 환경에서 혁신적인 제품을 연구하는 공간인 '이노베이션랩'에 관심을 보였다. 리 부총리가 2일간의 짧은 방한기간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LG를 방문한 것은 평소 LG의 우수한 기술력과 발전 현황에 높은 관심 가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리 부총리 외에도 LG를 방문한 중국 고위인사는 후진타오 주석(1998년)과 우방궈 전인대 위원장(2003년), 시진핑 국가부주석(2005년)인데 이들은 모두 LG의 중국 진출과 첨단 기술력 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중국 고위인사들이 이처럼 한국을 방문해 LG를 찾은 것은 LG와 중국의 관계가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협력을 통한 상호 발전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는 LG의 주요 회사들이 모두 중국에 진출해 뿌리를 단단히 내리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LG그룹의 중국 진출은 지난 1993년 LG전자의 광둥성 후이저우 법인설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국 기업들의 중국 진출 러시에 LG전자도 뛰어 들었다. LG전자는 진출 초기 '중국에 뿌리 내리는 글로벌 기업'이 되겠다는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중국 시장을 공략했다. 특히 '인재의 현지화', '생산의 현지화', '마케팅의 현지화', 'R&D의 현지화'라는 4대 현지화 전략을 수립한 것은 LG전자가 중국에 뿌리내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중국의 우수한 인재들을 활용했고 부품의 현지 조달로 원가 경쟁에서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현지 특성에 맞는 독특한 마케팅 전략으로 서서히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중국 현지 법인의 약 99%가 현지인으로 구성돼 있는 것도 이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LG전자는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 시장 매출을 강화해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5% 가량을 중국에서 거두고 있다. TV와 휴대전화, 세탁기, 냉장고 등 주력 가전제품을 통해 현지인들의 안방을 공략하는 중이다. 다만 최근에는 현지 기업들의 기술력 확보로 인한 시장점유율 확대는 극복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LG전자의 중국내 LCD TV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4% 가량으로 한때 5위권에서 현재 10위권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중국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과 현지 유통망을 배경으로 급격하게 점유율을 늘려오고 있어 고전하는 중이다. LG그룹의 또 다른 핵심 계열사 LG화학 역시 지난 1995년 중국에 진출한 이래 텐진과 닝보, 광저우, 난징 등에 10개의 생산법인과 2개의 판매회사를 설립하고 상하이, 광저우, 심천, 칭다오 등의 도시에 6개의 지사와 5개의 연락사무소를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