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황효진기자
정형돈 “빈 스튜디오를 채우는 것은 아이돌들의 끼와 재능이다.”
지금까지 만난 아이돌 그룹 중에 다시 보고 싶은 팀이나, 앞으로 섭외해보고 싶은 팀이 있나. 정형돈: 이런 질문이 굉장히 위험하다. 하나씩만 뽑으라는. 데프콘: 일단 우리랑 출발을 같이 했던 인피니트가 굉장히 기억에 남는다. 정형돈: 저는 뭐, 모든 팀이 기억에 남는다. (웃음)데프콘: 인피니트를 포함한 모든 팀들이 훌륭했고, 존경받을 만한 친구들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만났던 친구들은 앞으로도 계속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고, 아직 만나지 못한 미지의 아이돌들도 만나보고 싶다. 빅뱅이나 2NE1 같은. 정형돈: 우리가 모든 아이돌을 사랑한다고 꼭 좀 써주시면 좋겠다. 어쩜 이렇게 동등하게 사랑할 수 있는지. 진행하는 입장에서 이 프로그램을 오래 할 수 있겠다고 느꼈던 순간이 있었나. 데프콘: 한 번도 없었다. (웃음) 형돈 씨가 대기실에서 아이돌 친구들을 스스럼없이 대한다. 아이돌들이 우리를 어려워하지 않는다는 게 <주간 아이돌>의 가장 큰 강점이 아닌가 생각한다.정형돈: 매주 막방이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온전히 아이돌 그룹 한 팀만 나온다는 게 큰 매력이다. 그래서 멤버들 간의 호흡도 잘 맞고, 본인들도 편안하게 생각하면서 적극적으로 말을 내뱉어 주는 것 같다. 우리도 우리 나름의 방법으로 그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데프콘: 벌칙도 할 수 있는 게 거의 다 나온 것 같은데 제작진들이 끊임없이 개발한다. 가령 축제기간이니까 우리한테 물풍선을 던져서 터뜨린다든지. 이것도 소소한 재미가 있다고 많은 분이 좋아하신다. 정형돈: 그건 지나치게 제작진을 높게 평가하는 거다. 뭐... 잔칫집이니까 칭찬 좀 하자면 그게 다다. (웃음) 공간이 단출함에도 방송을 재미있게 만드는 노하우가 있나. 데프콘: 하얀색 배경에서 1년을 떠들고 있다. 어느 순간 내가 지금 미쳐 있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누군가 뒤에 있는 것 같고....정형돈: 난 그렇지 않다. 데프콘: 나만 그런 생각을 한다. 내가 좀 멘탈이 약하다. 정형돈: 화려한 스튜디오나 이곳이나 다 똑같은 스테이지라고 생각한다. 결국 이 공간을 채우는 건 아이돌 여러분의 많은 끼와 재능이다. 데프콘: 처음 시작할 때는 제작비 절감 차원에서 이런 스튜디오를 선택한 거다. 굉장히 싸다. 해외촬영은 계획에 없나. 정형돈: CP가 시청률 1% 넘으면 해외촬영을 간다고 했었다. 그 이야기가 왜 나왔냐면, 지나 씨가 출연했을 때 시청률 0.99%가 나왔다. 샤이니 편은 1.09% 정도 나왔는데 CP가 하는 말이, 사실은 1.1%를 넘어야 해외촬영이 결재가 난다는 거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노동력 착취를 당하고 있다. 데프콘: 헛된 꿈을 키워주고, 좌절과 패배감을 맛보게 하고 있다. 더 이상 무슨 의욕으로 방송해야 할지... 형돈 씨와 저는 사석에서 술을 마시면서 “이만 접고 tvN으로 가서 <일간 아이돌>을 하자”라고 이야기했다. 정형돈: 이 이야기는 백 퍼센트 데프콘 씨 생각이니까 주석으로 꼭 달아달라. (웃음)데프콘: 6월 말에도 제작진 쪽에서 우리한테 스케줄을 한 번 넌지시 물어보더라. 홍콩 쪽에 촬영을 같이 가자고 했는데, 자연스럽게 아무것도 성사되지 않았다. 우리는 흰색 배경을 들고 나가서 놓고, 야시장에 가서 아이돌들과 망고도 먹고, 쇼핑도 때리면서 뭔가 좀 하고 싶은 것들이 있었는데 아쉽다. 이렇게 아이템들이 많았는데 망했다. (웃음) 언젠가는 갈 수 있겠지. 죽기 전에는. <H3>“형돈이와 대준이는 ‘레어템’”</H3>데프콘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 버린 [주간 아이돌] 덕분에 먹고 산다.”
형돈이와 대준이를 결성했는데, ‘개가수’(개그맨+가수)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그리고 라이벌을 한 팀 꼽는다면. 정형돈: 사실 ‘개가수’를 밖에서는 어떻게 바라보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게 뭐 하나의 주류 문화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비유를 하자면 사람이 어떻게 밥만 먹고 사나. 가끔은 짜장면도 먹고 싶은 건데, 그런 시기에 우리가 나온 거다. 데프콘: 그냥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음악이 있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우리한테 맞는 캐릭터를 찾았다는 것도 그렇고. 라이벌을 꼽을 수 없는 게, 그런 분들도 다 본인들만의 고유한 캐릭터를 가지고 그걸 음악으로 표현하는 거다. 저는 무겁고 진지한 음악도 하다가 형돈이랑은 재미있는 음악을 하는 건데, 또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어낸 거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게 누구나 다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도 아니고, 누구나 다 표현할 수 있는 음악도 아니니까. 살아가는 과정에서 또 하나의 색다른 존재감을 얻었다고 생각하니까 마음도 편하다. 예전에 부렸던 음악적인 고집이 작용할 필요가 없다. 정형돈: 데프콘이 늘 하는 말이 있다. “우리는 철저하게 대중음악을 한다.” 많은 분이 좋아할 수 있는 음악이 좋은 것 같다. 형돈이와 대준이도 그냥 우리가 열심히 살아가는 여러 가지 모습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뚱스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궁금해하고 있다. 정형돈: 아, 뚱스가 있었구나. (웃음) 파리돼지앵부터 해서 너무 많은 걸 하다 보니 헷갈린다. 개인적으로는 형돈이와 대준이가 더 좋다. 왜냐하면 데프콘 씨는 저한테 올인해 주는데, 길 씨는 리쌍도 해야 하니까 속상하다. 길아, 곡 좀 주라. 가사 세이브 해놓은 거 있다. 형돈이와 대준이 데뷔도 <주간 아이돌>에서 치렀고, 도 이 팀에서 만들어줬다. 형돈이와 대준이의 성공에 <주간 아이돌>이 어느 정도 힘이 됐다고 생각하나. (웃음)정형돈: 반대로 생각하고 있다. <주간 아이돌>이 우리를 지나치게 의지한다. (웃음) 사실 우리가 제작진에게 많은 부탁을 했다. 회식도 충분히 했고..... 메인 작가와 CP를 제외한 많은 분이 우리를 도와주셨다. 특히 김진 PD와 세희 PD가 수고를 많이 해주셨다.데프콘: 우리가 뭔가 준비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게 <주간 아이돌> 스태프들이었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들을 해주고 싶어하셨다. 그래서 결과물이 우리의 의도보다 굉장히 잘 나와서 아직도 고맙고 미안하다. 혹시 형돈이와 대준이로 행사를 뛸 계획은 없나. 정형돈: 굉장히 좋은 질문이다. 적극적으로 시간을 많이 할애해서 설명해야 한다. 데프콘: 행사를 많이 하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는 게, 스케줄이 많아서 서로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다. 게임으로 따지면 ‘레어템’이 된 것 같다. 형돈이와 대준이 앨범이 나온 후에 섭외전화가 엄청나게 많이 와서 매니저들이 잠을 못 잘 정도라고 하더라. 정형돈: 그래요? 우리 매니저는 엄청 개운해하던데. 데프콘: 우리 매니저는 장난 아니라고 하던데. 다른 전환가? (웃음) 어쨌든 할 수 있는 일이 생기면 그때 보여 드리려고 마음을 많이 내려놨다. 정형돈: 그래도 우리는 언제든지 많은 기업행사와 대학행사, 민·관·군 행사에 열려있다. DC도 가능하다는 걸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하하도 7월에 앨범을 낸다고 하고, 박명수도 직접 작사, 작곡해서 앨범을 낼 계획이라고 하더라. 처진달팽이도 곧 나올 텐데 MBC <무한도전> 멤버들이 음반을 내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정형돈: 명수 형이 작사, 작곡을..... 처음 듣는 이야기다. (웃음) 뭐 8집 가수고 워낙 음악적 역량이 높으신 분이기 때문에 가능할 거라고 생각한다. 데프콘: 못하실 거라고 생각하지만, 평상시 마인드로 보면 충분히 또 하실 분이다. 저한테도 예전에 느닷없이 색소폰을 배우라고 하시더라. “왜요?” 그랬더니 늙어서 돈을 벌 수 있는 건 색소폰밖에 없다고 하셨다. 박명수 씨도 아마 배우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주간 아이돌>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정형돈: <주간 아이돌>은..... (생각이 안 나자) 어라? (웃음) (데프콘 보며) 어떤 프로그램입니까.데프콘: 이것 때문에 먹고 산다. (웃음) <주간 아이돌>은 되게 편하다. 다른 스케줄은 잡히면 전날부터 잠도 못 자고 고민이 많은데, 이건 그냥 생활의 일부가 돼 버렸다.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 어떤 게스트가 오든지 간에 우리가 편하게 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형돈 씨는 저한테 굉장히 좋은 파트너다. 저를 돋보이게 해줄 수 있는 매력을 많이 가지고 계신 분이기도 하고. 형돈 씨가 스케줄이 너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좀 정리하고 저랑 같이하는 걸 추가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형돈 씨가 너무 좋아서 여러 가지 일들을 같이 하고 싶다. 정형돈: 일을 몇 개 정리하면서 데프콘도 정리하겠다. (웃음) <주간 아이돌>은 2주년 기자회견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그때도 여러분이 우리의 경박한 리액션과 함께 할 기회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부탁드리자면, 기사를 잘 써주셔서 우리가 아이돌 팬 분들로부터 눈알이 파진 사진을 받지 않도록 해주셨으면 좋겠다. (웃음) 그리고 본방송은 매주 수요일 저녁 6시다. KBS <6시 내고향>이 우리의 유일한 라이벌이다. 사진제공. MBC 플러스 미디어<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10 아시아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