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성형수술 부작용 어떻게 방지할까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두산 베어스가 전열을 재정비했다. 그 핵심은 선수가 아닌 코칭스태프. 분야별 집중 공략을 통해 반등을 노린다.김진욱 감독은 29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코칭스태프에 변화를 꾀했다. 송재박 2군 감독에게 1군 타격코치를 맡기며 이전까지 수석, 타격을 모두 담당했던 이토 쓰토무 코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토 코치는 시즌 초와 같이 수석에만 전념한다. 공석이 돼버린 2군 감독은 적임자를 물색해 빠른 시일 내 발표할 예정이다. 가해진 변화는 최근의 저조한 득점력에서 비롯된다. 두산은 28일까지 치른 65경기에서 273점을 얻는데 머물렀다. 경기당 평균 득점(4.2점) 꼴찌였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수치 또한 저조하긴 마찬가지. 각각 0.327과 0.356으로 8위와 7위에 그쳤다. 32승1무32패(승률 0.500)로 팀 순위는 5위를 달렸지만 자칫 ‘두 점 베어스’라는 불명예스런 별명을 또 한 번 떠안게 될 위기에 놓였다. 김진욱 감독은 문제의 근원을 코칭스태프, 선수 사이의 궁합으로 분석했다. 경기 전 그는 “이토 코치가 타격을 잘 맡아줬지만 아무래도 선수들의 과거 모습에 대해 잘 알지 못하다보니 착오가 생기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활하지 못한 의사소통도 빼놓을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타격코치에 변화를 가하는 건 올 시즌 벌써 세 번째다. 당초 김진욱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넥센 타자들을 지도했던 이명수 코치에게 중책을 맡겼다. 구상은 47일 만에 어긋났다. 두산은 5월, 서울 라이벌 LG에게 5패(1승)를 당하는 등 두 차례나 4연패 이상을 당하며 무너졌다. 한 점도 뽑지 못한 경기도 세 번이나 됐다. 배트 개선을 위해 김진욱 감독은 5월 22일 이명수 코치를 2군 수비코치에 배치하고 대신 이토 코치에게 임무를 맡겼다. 당시 그는 “이토 코치가 수석코치로서 타격을 가르치는데 다소 소극적이었다”며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전달하도록 부탁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6월, 두산의 갈증은 여전히 채워지지 않았다. 오히려 김동주, 최준석, 손시헌, 임재철 등 주축선수들의 부상으로 불안은 더욱 가중됐다.
지난 2년여 동안 1군 타격코치를 맡았던 송재박 코치는 고민을 해결할 적임자라고 할 수 있다. 전신인 OB 베어스 시절을 포함, 24년째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다. 이 가운데 지도자로 활동한 건 21년이다. 특히 1999년부터 현재까지 한 시즌도 거르지 않고 두산 선수들을 가르쳤다. 김진욱 감독이 불안한 타선을 믿고 맡기는 주된 이유다. 강한 신뢰는 지난해 11월 가진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다른 구단의 선발투수를 데려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최근 송재박 2군 감독에게 ‘기존 전력으로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보자’고 했다. ‘어떤 결정을 하든 받아들일 테니 1군 선수단의 눈치를 보지 말아 달라’라고 여러 차례에 걸쳐 당부했다. 2군 사정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건 내가 아닌 송 감독이다. 매 경기를 체크할 수 없으니 선수 승격에 대한 권한을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첫 단추는 잘 꿰맸다. 두산은 막 부상을 털어낸 최준석과 컨디션 난조를 보이던 이종욱이 각각 2타점씩을 올리며 29일 잠실 롯데전을 6-1 승리로 장식했다. 물론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두산은 올 시즌 처음 코치진 물갈이를 시도한 5월 22일 문학 SK전에서도 4-2로 이기며 5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이후 3연승도 달렸다. 하지만 선수단은 바로 안방인 잠실로 돌아와 3연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당시 상대는 다름 아닌 롯데였다. 30일 마운드에 오르는 선발투수는 지난 24일 잠실 LG전에서 8회 1아웃까지 퍼펙트게임을 펼쳤던 이용훈이다. 사실 두산은 이용훈보다 다른 걱정이 더 앞선다. 송재박 코치의 1군 이동으로 생긴 2군 감독 공백이다. 올 시즌 두산이 간판선수들의 줄 부상에도 순위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은 건 2군에서 기량을 갈고닦은 젊은 선수들의 활약 덕에 가능했다. 그 중심에는 송재박 코치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술 교육은 물론 김진욱 감독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물오른 몸 상태의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그 덕에 두산은 또 한 번 ‘화수분 야구’라는 수식어를 챙길 수 있었다. 이번 인사이동에 따른 빈자리는 그래서 더 크게 느껴진다. 아직 임무를 맡을 지도자는 정해지지 않았다. 구단 관계자는 “발표에 적잖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라고 전했다. 부작용을 일으킨 첫 번째 성형수술. 더 큰 매스를 집어든 두 번째는 과연 어떤 결과를 남길까. 두산의 전열 재정비는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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