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동양증권은 11일 스페인 은행권에 대한 구제금융 결정에 대해 자본확충 지원금액이 1000억유로를 넘지는 않을 것이며 향후 유로은행동맹(Banking Union)으로 나아갈 시발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스페인은 한국시간으로 10일 새벽(현지시간 9일) 유로존 재무장관 긴급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은행권 재자본화를 위해 유럽에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유로안정화기구(ESM)를 통해 최대 1000억유로(1250억달러, 약 146조원) 규모의 자금지원에 나설 전망이다. 스페인은 “구제금융 자금은 은행 증자와 부채해소에만 투입될 것이며 정부 재정이나 사회적 비용으로는 쓰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철희 동양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인 정부가 그 동안 공식적으로 구제금융 가능성을 부인해 왔지만 이르면 9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담에서 지원 요청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지금 스페인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금융권 부실정리와 자본확충으로, 스페인 정부가 현재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조달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해 왔다.이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지금까지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은 스페인 경제규모(유로존 4위)가 너무 커서 불가능하다는 것이 상식이었다.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은 유로존의 11% 인 1조1000억유로로 그리스·아일랜드·포르투갈을 합친 것의 두 배에 이르며 정부부채만 9000억유로, 은행 보유자산은 3조7000억유로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의 발표처럼 이번 구제금융은 ‘제한적’으로 그리스·아일랜드·포르투갈처럼 정부 재정지원까지 포함한 것이 아니며 은행 자본확충에만 투입된다.이 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인 은행부문에 대한 자본확충 지원금액은 1000억유로를 넘지 않을 것”이라면서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600~1000억유로로 추정했고 국제통화기금(IMF)이 6월 실사에서 370억유로가 필요하다고 평가한 것을 감안하면 최대고 잡아도 1000억유로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페인의 올해 GDP 대비 국가부채 역시 80.9%로 독일(82.2%)보다 낮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재정건전성이 나쁜 것은 아니다”라면서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과도한 신용팽창에 따른 은행부실 확대와 정부부채 증가 가능성인데, 외부 도움으로 은행구제 위험이 없어진다면 국가부채는 안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단 추가 긴축 요구는 없을 것이나 은행 부문의 구조조정과 산업재편에는 EU가 어느 정도 간섭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향후 유로은행동맹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이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김영식 기자 gra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김영식 기자 grad@ⓒ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