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골프전문기자
맨손 플레이로 유명한 프레드 커플스(왼쪽)와 항상 양손에 모두 장갑을 착용하는 토미 게이니.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골프장갑의 역할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한여름에도 장갑을 끼지 않고 수건으로 연신 손과 골프채 그립의 땀을 닦아내며 플레이하는 프레드 커플스와 양손에 모두 장갑을 착용하는, 그것도 퍼팅할 때조차 벗지 않는 토미 게이니(이상 미국)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커플스는 양손으로 세밀하게 느끼는 그립감을 중시하기 때문이고, 게이니는 반면 어릴 때부터 야구를 한 습관이 그대로 남아서다. ▲ '맨손' 커플스 vs '양손' 게이니= 커플스가 바로 1992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서 '백인의 우상'으로 떠올랐던 선수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통산 15승을 올렸고, 2010년부터는 챔피언스투어로 건너가 지난 3년간 무려 7승을 수확하는 등 시니어 골프계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지금도 가끔씩은 정규투어에 나와 우승 경쟁에 가세할 정도로 기량이 뛰어나다.커플스는 특히 맨 손으로 플레이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고향인 시애틀의 기후가 무덥고, 습했다는 게 출발점이다. "어떤 그립이든 편안해야 한다"는 커플스에게는 맨손 그립이 오히려 적합했던 셈이다. 그래서인지 지난해 마스터스에서는 아예 양말까지 신지 않은 채 스파이크가 없는 스니커즈 형태의 에코골프화를 선택해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게이니는 2010년 네이션와이드투어에서 2승을 올려 지난해부터 정규투어에 합류한 루키다. 지난해 2월 피닉스오픈에서 4라운드 내내 우승 경쟁을 펼치면서 특유의 '베이스볼 그립'이 화제가 됐다. 양손에 장갑을 끼고, 야구배트를 잡듯이 열손가락 전체를 펼쳐 그립을 잡는다. 오른손은 더욱이 오른쪽으로 30도 가량 더 돌린 스트롱그립이다. 300야드를 넘는 장타를 자랑하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