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EU 정상회의, 어떤 대책들이 논의되나

첫 참가 올랑드 佛대통령, 유로본드 도입 제안할듯
ESM기금 은행 직접투입+ECB 국채 매입도 논의될듯
그리스 유로존 탈퇴 염두에 둔 대응책 논의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럽연합(EU) 정상들이 오는 2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당초 계획에 없던 특별 모임을 갖기로 했다.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과 스페인 은행의 뱅크런 사태로 위기감이 커지면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회동하는 것이다. 유럽 관계자들은 이번 회의의 주요 논제가 성장 대책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긴축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EU 최대 맹주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번 회의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지가 변수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주말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렸던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서도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다른 정상들의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23일 EU 정상회의에서도 긴축을 메르켈 고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성장을 강조하고 있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함에 따라 메르켈 총리를 겨냥한 성장대책 요구의 목소리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정치적 지형 변화를 이유로 EU 정상들이 앞서 메르켈 총리가 반대했던 위기 대응책을 주문하면서 메르켈 총리를 압박할 것이라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과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도 최근 성장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등 올랑드 대통령이 화두로 던진 성장 대책은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미 이번 정상회의에서 앞서 독일이 반대했던 유로본드 도입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G8 정상회의에서 유로본드 도입을 원하는 이가 자신만이 아니었음을 알았다고 밝혔다. 오는 7월 출범할 유럽안정기구(ESM)의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ESM 기금을 유럽 은행들에 직접 투자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ESM을 통한 유럽 은행들의 자본 확충 지원은 ESM이 각국 정부에 기금을 대여해 은행을 지원하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와 같은 방식은 결국 정부의 부채가 늘어나는 형태가 돼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따라서 정부를 거치지 않고 ESM이 은행에 직접 자본을 빌려주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방식은 최근 스페인 문제가 불거지면서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관계자들은 EU 정상들이 유로본드보다는 ESM 기금을 은행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에 좀더 쉽게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관계자들은 스페인 은행권에 500억~1000억유로의 자금이 필요하며 EU 도움 없이도 조달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번 회의에서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까지 염두에 둔 대응책이 논의될 전망이다. 이번 정상회의의 한 고위 관계자는 "그리스가 계속 침몰하게 놔 둔다면 나머지 유로존 회원국을 위한 방화벽이 훨씬 더 견고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유럽 은행 강화 방안만큼 그리스 대응책도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조치로 유럽중앙은행(ECB)이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를 무제한 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으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안 역시 독일이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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