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일단락됐다. 1년 5개월 동안 3차에 걸쳐 진행된 구조조정은 지난해 1월 14일 삼화저축은행의 영업정지로부터 시작됐다. 삼화저축은행은 골프단을 운영할 정도로 규모가 컸지만, 부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 결국 발목이 잡혔다.저축은행 업계에 본격적인 피바람이 몰아친 것은 그해 2월부터다. 2월 17일 대전저축은행과 부산저축은행이, 19일 부산2, 중앙부산, 전주, 보해저축은행이 추가 영업정지됐다.업계 자산순위 1위인 부산계열 저축은행이 줄줄이 나가떨어지자 예금자들의 충격은 컸다.특히 검찰 수사 결과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이 무분별한 PF대출로 인한 대규모 부실을 숨기고 있었으며, 이를 무마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정치권에 로비한 정황이 드러나자 저축은행에 대한 불신은 하늘을 찔렀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대주주 및 금융당국 임직원의 자살도 줄을 이었다.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같은 해 9월의 2차 구조조정으로 제일, 제일2, 토마토, 프라임, 에이스, 대영, 파랑새저축은행 등이 한꺼번에 퇴출됐다. 혹시나 했던 예금자들은 다시 뒤통수를 맞았다.여기에서 겨우 살아남은 4개 저축은행이 적기시정조치를 받고 유예기간을 가졌지만, 이들 역시 자산매각 등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지 못했다.당초 올해 1월말께로 예정됐던 발표 시기가 5월까지 미뤄지는 등 시간적 여유가 충분했지만, 결국 업계 1위인 솔로몬을 비롯, 한국, 미래, 한주 등 4개 저축은행이 추가 퇴출됐다.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이 발표 직전 언론을 통해 "조금만 더 시간을 달라"고 읍소했지만, 대세는 바꾸지 못했다. 불안해진 예금자들이 하루 일찍 저축은행으로 몰려가 돈을 빼내는 바람에 솔로몬저축은행 및 몇몇 저축은행에서는 뱅크런(대량 예금인출)이 벌어지기도 했다.그러나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일단락됐음에도 불구, 앞으로도 여전히 한 번에 1~2개의 소규모 퇴출이 상시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행하는 경제정보지를 통해 "이제는 일괄 정리는 없다"면서 "시장에 의해서 상시적으로, 즉 자기자본비율(BIS)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낮아지면 시장에서 퇴출된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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