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CEO들이 올랑드 후보 공약에 벌벌 떠는 이유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중도 우파인 프랑스 민주운동당의 프랑스와 바이루(Frcois Bayrou)후보가 3일 사회당의 프랑스와 올랑드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나서면서 오는 6일 선거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은 줄어드는 대신 올랑드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올랑드 후보가 공기업 대표 임금삭감과 부자증세 등을 내걸고 있어 프랑스 공기업과 다른 산업계가 바싹 긴장하고 있다.4일자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달 22일 1차 선거에서 9.1%의 득표율로 5위를 차지한 바이루 후보는 2일 저녁(현지시간) 올랑드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여론조사에서 올랑드와 사르코지간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에서 오차범위 안으로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올랑드에게는 여간 ‘좋은 소식’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공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는 ‘안좋은’ 소식이었다. 올랑드는 공기업 CEO연봉 삭감,고소득자 세금부과,부자감세 철회 등을 대선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그가 당선될 경우 공기업 CEO들은 월급봉투가 얇아지고 부자들은 고율의 세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랑드는 연 100만 유로(한화 약 14억8900만원) 이상 고소득자에게 최고스득세율 75%를 적용하고, 공기업CEO연봉을 최저임금 사원의 20배 이내로 축소하겠다고 공약했다. 공약대로라면 CEO연봉은 지금보다 3분의 2가 줄어 50만 유로 수준으로 내려간다. 프랑스 새 정부는 원자력플랜트 생산업체인 아레바, 공항 사업자 ADP와 EDF 등 정부가 과반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 CEO 연봉을 마음대로 삭감할 수 있으며, 25% 이상의 지분을 가진 기업에도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프랑스 정부가 36%의 지분을 보유한 중공업체 GDF Suez나 27%를 보유한 프랑스텔레콤 CEO 연봉도 올랑드의 공약이 입법화하면 대통령직에 오르면 삭감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GDF CEO 제라르 메스트랄레(GerardMestrallet)는 지난해 140만 유로의 기본연봉을 포함해 330만 유로를 받았고 프랑스텔레콤의 리샤르 스테판(Richard Stephane)도 160만 유로를 받았다. 프랑스전력공사(EDF)의 앙리 프로그릴오(Henri Proglio)도 156만 유로를 챙겼다.이와 관련,올랑드 선거운동본부 관계자들은 “공약의 취지는 CEO보수를 삭감한다기보다는 평사원들이 마땅한 대우를 받도록 하자는 것”이라면서 “연봉상한은 최저임금 사원의 연봉에 달려있다”고 말했다.다시 말해 회사별로 연봉상한이 달라질 것이라는 주장이다.선거운동본부 관계자들은 “보수에 관해 법 따로 경영진 생각 따로”라면서 “우리는 이런 사고방식의 변화를 원한다”고 강조했다.다수의 경제전문가들은 공약사항이 법률로 될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친화적인 올랑드의 선거팀이 법안을 유연하게 해서 최종 충격을 크지 않게 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연봉이 삭감되더라도 운전사가 딸린 승용차S나 주택을 제공하는 등 급료이외의 특전도 제공될 것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연봉상한제는 프랑스 기업들이 유능한 해외 인재를 CEO로 유치할 가능성을 낮춰 결국 프랑스 출신 인력으로 CEO를 채우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최고경영자 출 것이라고 경영진 가능이 있다고 CEO 등 고급 인력 알선업체인 서치펌(search firm)들은 입을 모은다. 이 때문에 올랑드의 공약은 7자리 숫자의 연봉 시대는 종결시킨다고 하더라도 극소수 프랑스 일류대학 출신의 테크노크라트로 구성된 상류층들이 프랑스 기업에 대한 지배력을 오히려 강화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미 두둑한 연봉을 누리고 있던 민간 기업 종사자들이 연봉삭감을 감수하며 자리를 옮길 리 없는 반면,공무원들은 공무원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기에 공기업을 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이 인용한 경영진 헤드헌터 업체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말 현재 프랑스 CEO중 26%의 첫 직장이 공직으로 독일이나 영국,미국 보다 훨씬 높다. 이런 이유에서 메스가 필요한 상황에서 도끼를 휘두르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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