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세계 최초의 유인비행기는 1903년 라이트형제가 개발한 'NO.1'이다. 이 비행기는 그해 12월 17일에 12초 동안 비행해 세상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사람이 탑승하지 않은 무인기는 라이트형제의 비행기보다 20년 앞서 개발됐다. '무인항공기' 책자에 따르면 세계 최초의 무인항공기는 1883년에 영국인 더글라스 아치볼드(Dougls Archibald)가 만들었다. 당시 아치볼드가 만든 무인항공기는 연줄에 풍향계를 달아 360m상공의 바람을 측정하거나 원격조정으로 적지역에 폭탄을 투하했다. 정찰용으로 사용된 것은 1887년으로 연에 카메라가 부착된 장비가 지상촬영에 투입됐다. 이후 1898년에는 미국인 윌리엄 에디(William Eddy)가 스페인과의 전투에서 카메라를 장착한 연을 띄워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것이 실전에서 사용된 최초의 정찰용 무인항공기다. 이렇듯 전쟁에서 무인항공기를 꾸준히 사용해온 것은 ▲반복적인 사용 ▲저렴한 가격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무인항공기의 가장 큰 매력은 전투기조종사를 잃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무인기의 필요성을 보여준 전쟁이 있다. 베트남전이다. 미국은 이 전쟁에서 무인항공기의 필요성을 뼈져리게 느겼다. 당시 월맹군은 미군기 한대를 격추하기 위해 SA-2미사일을 33~55발 발사했다. 미사일 55발의 가격이 F-4 팬텀기 한대보다 저렴했기 때문에 월맹군의 입장에서는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었다. 결국 미국은 1966년말까지 455대를 격추당했다.
이에 대응해 미군이 투입한 것이 텔레다인 라인(Teledyne Ryan)사가 개발한 '파이어 플라이'다. 이 무인기는 베트남 전쟁기간중 모두 3435회 출격해 2873회 무사히 복귀했다. 무인기 한대가 손실되기까지 평균 68회의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만약 조종사가 탑승한 유인기가 출격했다면, 무인기 손실률 16%를 감안할 때, 조종사 1500명을 잃었을 것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무인항공기는 장점이 돋보인다. 유인기개발비용과 무인기개발비용을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명품항공기인 U-2정찰기와 무인정찰기의 경우 개발기간은 각각 8개월과 41개월이며 처녀비행은 1955년 8월과 1998년 2월에 실시됐다. 처녀비행까지 소요비용은 U-2정찰기가 2억 4300만달러, 글로벌호크가 2억 500만달러로 비슷하다. 공격기인 F-16와 X-45의 경우도 비슷하다. F-16과 X-45의 개발기간은 각각 23개월과 49개월로 처녀비행은 1974년 1월, 2002년 5월에 실시했다. 소요비용은 F-16은 1억 300만달러, X-45는 1억 7300만달러가 소요됐다. '무인항공기' 저자 대한항공 R&D센터 무인기사업부 장두현전문위원은 "개발비용은 비슷하지만 전투기조종사를 잃지 않고 한번의 구매로 장기간 사용이 가능해 점을 감안한다면 무인기가 훨씬 저렴한 셈"이라며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무인항공기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무인항공기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개발한 'X-43A'다. 이 무인항공기는 지난 2004년 11월 음속의 10배인 마하 10(시속 약 1만 1000km)를 기록했다. 가장 빠른 제트항공기인 블랙버드 정찰기(SR-71)의 속도인 시속 3500km에 비해 세배에 이른다. 스크램엔진을 장착한 'X-43A'는 마하 15의 속도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우주로켓엔진으로 손꼽히는 스크램엔진은 산소통이 필요없어 가볍고, 그 덕분에 비행속도가 빠르고 발사비용도 저렴하다. 가장 큰 무인항공기는 미국 노드롭 그루만사의 글로벌 호크다. 날개만 35.42m이고 몸체길이 13.53m, 최대중량이 1만 1612kg이다. 덩치가 커 1500m이상의 긴 활주로가 필요하지만 15~20km의 고도에서 시속 635km의 속도로 2만 2200km까지 비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 지상 20㎞ 상공에서 레이더(SAR)와 적외선탐지장비 등을 통해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등 첩보위성 수준급 전략무기이며, 900kg의 탑재체를 싣고 32시간 이상을 비행할 수 있다. 가장 작고 가벼운 무인항공기는 캐나다의 마이크로파일럿(MicroPilot)에서 개발한 'MP2028g'이다. 무게 28g, 길이 10cm, 높이는 1.5cm이다. 일본의 세이코엡손은 배터리를 포함한 무게가 12.3g에 불과한 'iFR-2'를 개발했다. 직경 13.6Cm, 높이 8.3Cm에 불과하다. 이 무인항공기는 촬영 이미지를 지상의 모니터로 전송할 수 있다. 양낙규 기자 if@<ⓒ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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