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440조원이 넘는 중소기업 대출시장을 놓고 시중 은행의 경쟁이 치열하다. 그동안 기업은행이 이 시장에서 20%가 넘는 점유율로 20여년 넘게 부동의 1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지난달 출범한 농협은행이 전국에 깔린 영업망을 무기 삼아 중소기업 금융지원 강화를 선언하며 도전장을 낸데 이어 우리은행도 최근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들을 위한 전략적 상품을 내놓으면서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17일 한국은행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규모는 3월말 현재 445조8000억원으로 지난달에 비해 2조1000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기업은행은 97조원으로 전체의 21.74%를 차지하며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94조5000억원에서 올 1월말 94조8000억원, 2월말 95조6000원 등으로 올 1분기에 2조4000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1분기 전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분(4조8000억원)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는 기업은행은 지난해 12월 중기대출 금리를 최대 2%포인트 인하한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특히 내년말까지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한 자릿수로 낮추겠다고 공언하며 시장지배력 강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이 같은 기업은행의 아성에 도전하고 나선 곳이 농협은행. 현재 약 11%의 점유율로 5위권인 농협은행은 지난 10일에 올해를 '중소기업 지원의 해'로 선포하고 각종 금융지원과 함께 '기업 무료 경영컨설팅'이란 카드를 꺼내들었다. 공인회계사와 기업 인사ㆍ마케팅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농협은행의 경영컨설팅팀이 중소기업의 경영전략, 재무, 가업승계, 인사조직, 마케팅 등 총 5개 분야에서 무료로 컨설팅을 해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나선 것. 안병호 농협은행 부행장은 "무료 컨설팅을 받은 기업의 반응이 예상외로 좋다"면서 "최근 중소기업의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또 기술혁신 중소기업들과 '이노비즈 채움 금융지원 협약'을 맺는 것은 물론, 우량 중소기업 전용 대출상품인 '채움 중소기업우대론'과 개인사업자를 위한 전용대출인 '채움 성공비즈니스대출' 등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농협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은 올 들어 1월 50조1000억원, 2월 49조1200억원, 3월 49조200억원 등으로 다소 줄었지만 농협은행 출범이 마무리된 만큼 전국 영업망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경우 선두권을 위협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 3위(약 13%)인 우리은행도 올 초 '우리 중소기업 위드림대출2', '우리프랜차이즈론' 등 2개 상품을 신규로 내놓으며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의 대출 잔액은 1월 57조7000억원, 2월 57조8000억원, 3월 58조2000억원 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선보인 중소기업 위드림대출은 출시 5개월 만에 대출잔액이 1조원을 넘는 등 중소기업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어 2월 말 선보인 '우리 중소기업 위드림대출2'는 개인 사업자에게도 소액 자금이 지원 가능하도록 범위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420여개에 이르는 중소기업들을 '우리 100년 멤버', '우리 트레이드 포커스 멤버', '우리 패밀리 멤버', '영 리더스 멤버', '우리 퀸스 멤버' 등 5개 그룹으로 구분해 맞춤형 특화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신용위험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대출 시장의 회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면서 "특히 중소기업대출이 대기업대출에 비해 수익률이 높다는 점에서 이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조강욱 기자 jomaro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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