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재외국민 투표를 위해 55명의 재외선거관을 내보내면서 2년간 모두 105억원의 주택임차비를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권자 1인당 60만원 꼴로 계산된 투표 관리 비용에선 빠져있는 돈이다. 선관위는 지난해 4월 28개국 거점 공관 55곳에 6급 이상 직원들을 선발해 재외선거관(영사 자격)으로 파견했다. 이들은 올해 12월 대선이 끝나면, 21개월의 근무를 마치고 내년 1월 귀국할 예정이지만, 관련법이나 내규에는 재외선거관의 체류 기간 등을 명시한 기준이 없다. 선관위가 올해 총선과 대선의 재외국민 투표 관리에 쓰는 예산은 2011년 약 80억원, 2012년 519억2000만원이다. 선관위는 "지난해 예산은 재외선거를 위한 인프라를 마련하고, 유권자 등록 신고를 받는 데 대부분 쓰였다"고 설명했다. 컴퓨터와 스캐너 등 업무용 기기를 들여오고, 유권자 등록 신고를 담당하는 일용직 인건비에 나간 돈이 많았다고 부연했다. 올해 재외선거 관리 예산으로 잡은 519억2000만원 중 총선용으로 배분한 건 213억원이다. 대선 관리에는 212억원을 집행할 예정이다. 나머지 94억원은 우편발송료로 잡혀있다. 선관위는 이렇게 투표를 위한 일련의 비용을 '선거관리비용'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여기엔 인력운용에 쓰이는 예산이 빠져있다. 재외선거관들은 월급 외에 재외 근무 수당을 받으면서 가족과 함께 현지에 머물 주택임차비도 지원받는다. 선관위는 여기 쓰일 돈을 '인력운용비용'으로 분류해 지난해 52억원, 올해 53억원을 별도로 지원했다. 2년간 지원하는 예산은 105억원. 55명의 재외선거관이 1인당 약 2억원씩의 비용을 지원받는 셈이다. 이렇게 재외선거관과 가족들의 현지 체류에 쓰는 비용을 더하면, 유권자 1인당 60만원꼴로 계산된 재외국민 투표 비용은 훨씬 더 늘어난다. 이처럼 막대한 예산이 쓰였지만, 이번 재외국민 투표에서 전체 재외유권자 223만명(선관위 추정치) 기준 투표율은 2.5%에 그쳤다.(국회 입법조사처) 선관위 관계자는 "귀국한 재외국민 수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아 전체 재외국민 유권자 수가 실제보다 부풀려 집계돼있을 수 있다"며 "투표 참여율이 떨어지는 경향은 부인할 수 없지만, 2%대의 투표율을 정확한 숫자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반박했다. 선관위는 아울러 "재외선거관 파견은 관련 업무를 대신하기 어렵다는 외교부의 입장에 따라 업무협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다른 부처들도 재외공관에 인력을 파견할 때 주거비를 지원하고, 가족들이 함께 나가는 만큼 주거비 지원 등을 문제삼을 순 없다"고 덧붙였다. 박연미 기자 ch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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