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격전지-광주 서구을]27년 야권 아성 무너질까?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왼쪽)과 오병윤 야권단일 후보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4ㆍ11총선 광주 서구을에서는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과 오병윤 야권 단일후보(통합진보당)가 맞붙는다. 새누리당은 1985년 12대 총선 이후 광주ㆍ전남에서 한 번도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새누리당이 27년간의 야권 아성을 무너뜨릴 지, 야권이 아성을 더욱 공고히 할 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 의원은 최근 잇따라 실시된 지역내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에 3% 안팎의 우위를 보였다. 이 의원과 새누리당 모두 다소 고무된 분위기지만 지역구 바닥민심은 아직 녹록지 않다. 지난달 30일 오후 광주 서구 쌍촌동 주민센터에서 만난 정영일(66ㆍ남)씨는 "새누리당? 여기가 어디라고. 여기 광주요 광주"라며 이 의원과 새누리당에 대해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정씨는 이날 오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를 방문한 것을 두고도 "(광주 민심은) 까딱도 안 한다"면서 "여론조사야 지금까지도 한나라당(새누리당)이 앞서던 때가 많았는데, 마지막에 뚜껑을 열어보면 늘 달랐다"고 전했다. 상반되는 목소리도 있다. 같은날 서구 화정동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박 위원장을 직접 보고 왔다는 유일준(58ㆍ남)씨는 "나도 그렇고 광주사람 대부분이 수십 년 동안 민주당을 배신하지 않았는데 지금까지 민주당이 해준 게 뭐가 있느냐"며 "너무 오래 믿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유씨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기반이 강한데, 이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이 틈을 파고들고 있다. 그는 18대 국회에서 예결위원으로 일하며 '호남 예산 지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삭감될 뻔한 호남 고속철 예산 500억원을 지켜낸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 후보는 "광주 시민들도 이제 '실질'을 바라보기 시작한 것 같다"면서 "제가 호남에 쏟아부었던 열정으로 평가받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기반을 감안해 사모관대 복장으로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누비는 등 이색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오 후보는 "광주를 단순히 지역구 선거판으로 봐선 안 된다"며 "광주는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곳보다 크게 꿈틀거리는 곳"이라고 밝혔다. 오 후보는 이어 "이 의원이 호남 예산을 많이 끌어왔다고 하는데 광주 시민들이 얼마나 체감하는지 의문"이라면서 "새누리당과 현 정부에 대한 반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야권 통합의 효과도 점점 커지고 있어 여론조사의 흐름은 금방 뒤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광주=김효진 기자 hjn2529@<ⓒ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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