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물고기가 왜 여기서 잡힐까?/노랑 바탕에 잿빛 줄무늬/양쪽 지느러밀 활짝 펴도 작은 나비만한/물고기가 낚시를 물고 올라온다.(……)버터플라이로 더듬어 온/몇 만리 유목이 흐르는지,//보이지 않는 물밑으로/나비 한 마리 날아가고 있다.■ 버터플라이(나비)란 이름을 가진 물고기를 낚았다. 낚시란 사실, 물 속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없는 인간이, 바닷물을 마음 속에 퍼담은 뒤 그 속의 물고기를 뒤지는 일이다. 다만 낚싯바늘 끝에 닿는 촉각 하나로 바다밑을 들여다 보려는 심사다. 그러나 물고기 몇 마리를 잡았다 해서, 물 속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일들을 헤아릴 순 없다. 물밑 사정에 눈 먼 채 앉아, 그 소식을 기다리는 일. 세상의 많은 일들이 그런 꼴로 되어 있지 않던가. 삶은 늘 어리버리한 낚시이며, 제가 한 행위나 그 결과가 대체 어떤 연유에서 이뤄진 것인지도 알아채기 어렵다. 김명인은 기이한 무늬를 지닌 작은 물고기의 어마어마한 유목의 길을 따라가 본다. 버터플라이란 이름에서, 물 속을 날아가는 나비, 혹은 해류 사이로 펼쳐지는 나비헤엄(蝶泳)까지를 그려내면서 시인은 망망대해를 읽어낸다. 벌떡거리는 물고기 한 마리의 바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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