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절감&고부가’ 패러독스 경영 월드베스트 철강社 진군

‘흑룡의 해’ 우리가 업종대표-포스코

‘흑룡의 해’인 2012년 포스코의 경영화두는 '패러독스 경영을 통한 수익성 제고'와 '사랑받는 기업실현' 두가지로 압축된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철저한 위기관리를 통해 내실을 기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사업 개척을 위해 해외시장도 꾸준히 개척한다는 전략이 읽혀진다. 또한 스마트 워크와 공생발전을 지속적으로 구현해 사랑받는 기업으로서 입지를 구축해나간다는 장기비전도 엿보인다.“올해는 고유의 신제품 개발과 초원가 절감 프로세스, 글로벌 토탈 솔루션 마케팅을 접목하는 포스코식 패러독스 경영을 통해 글로벌 경쟁사와의 영업이익률 격차를 현재보다 2%포인트 이상 더 벌리는 것이 목표입니다.”연초에 포스코 포항 대회의장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이례적으로 신년사 대신 새해 구상 프리젠테이션에 나선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밝힌 포부와 목표다. 정 회장은 “올해 임진년은 임진왜란 당시 시대상과 유사하다고 할만큼 대내외적으로 위기감이 팽배하다”며 ‘패러독스 경영’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패러독스 경영’은 차별화(differentiation) 및 낮은 원가전략(cost leadership)과 같이 양립하기 어려운 요소를 조화롭게 결합해 성과를 높이는 경영전략이다. 정 회장은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올해 월드베스트, 월드퍼스트 제품을 40종 이상 개발하고 원가절감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스피드와 리스크를 동시에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리얼타임 매니지먼트를 통해 원가절감, 품질관리, 안전관리가 모두 실시간으로 이뤄지도록 해 실행 타이밍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경제 상황 세분화 시나리오별 대응정 회장이 신년사 대신 경영구상을 발표한 것은 올해 대내외적 경제상황이 결코 낙관적이지 않음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신년 계획 구상안을 내놓기 전부터 위기상황을 주시하고 그에 따라 사전 작업을 꼼꼼히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근 임원들에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더욱 철저하게 시나리오 경영을 하기 바란다”면서 “현재 최선, 보통, 최악의 경우로 관리를 하고 있는데 이를 세분화해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문했다. 더욱 세분화된 시나리오에 맞게 포스코의 경영전략에 대한 방향 수정과 새해 실행 계획들을 미리 준비하라는 주문이었다. 정 회장은 특히 지난해 11월 포스코 패밀리 사장단회의와 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포스코 출자사들이 자체적으로 위기관리를 철저히 하고 포스코 패밀리 차원에서 위기관리 조직을 운영해야 한다”며 위기관리시스템을 전 계열사로 확대해 운영할 것을 주문하는 등 위기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한 경영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정 회장은 “위기관리 차원에서 추진하는 원가절감이 무조건 모든 방면의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서는 안 된다”며 “경영성과를 증대시키는 활동도 원가절감의 개념으로 볼 수 있으므로 발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의미로 용어를 바꿔써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위기관리에 대한 정 회장의 철저한 원칙과 철학은 경영현장에서 ‘위기 돌파 리더십’으로 발현돼 정 회장 취임 직후부터 글로벌 위기를 정면 돌파하는 원동력이자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시총기준 ‘글로벌 톱’ 종합소재기업 우뚝정 회장은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한 2009년, 미국 리먼브라더스 파산의 여파로 글로벌 유수의 철강사들이 줄줄이 적자행진을 기록할 당시 과감한 원가절감과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통해 위기를 정면 돌파하는 전략으로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그 결과 포스코는 2010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딛고 초고강도강(TWIP)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고부가가치 전략 제품의 생산 기반을 확대해 영업이익률 20% 수준의 월드 베스트 월드 퍼스트 제품 판매량을 468만 톤까지 늘렸다. 지난해에도 유럽 위기 등 갑작스런 글로벌 악재 속에서도 기술 개발과 안정적인 제품 판매처 확보에 박차를 가해 3분기 실적을 보면 연결기준 매출액 16조9530억 원, 영업이익 1조2980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매출액이 51.5%, 영업이익이 5.2%나 증가했다. 포스코 단독기준으로는 매출액 9조9620억 원, 영업이익 1조870억 원이다. 원가절감도 지난해 총 1조 6000억 원을 달성해 당초 원가절감 목표 1조4000억 원을 초과달성하는 사상 최대의 성과를 올렸다. 2014년까지 원료자급률을 50%까지 확대하기 위해 원료개발투자도 늘려나갈 방침이다. 그 결과 포스코는 연간 3500만t 가량 생산하며 조강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4위권, 글로벌 경쟁력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포스코는 정준양 회장이 강조한 패러독스 경영과 사랑받는 기업 실현에 중점을 두고 올해 세계적 철강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 1월 포항 본사 대회의장에서 정준양 회장이 신년계획을 프리젠테이션 하는 모습(왼쪽)과 지난해 11월 열린 ‘아이디어마켓 플레이스’ 행사 장면.

세계적인 철강전문분석기관 ‘WSD(World Steel Dynamic)’는 이 같은 성과들을 토대로 지난해 6월 2010년에 이어 2년 연속 포스코를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로 선정했다. WSD가 세계 34개 철강사를 대상으로 기술력, 수익성, 원가절감, 재무건전성, 원료확보 등 총 23개 항목을 평가한 결과였다. 포스코는 또한 최근 조강생산기준 세계 1위 철강기업인 아르셀로미탈을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 철강기업으로 올라서기도 했다. 포스코의 시가총액은 12월말 기준 약 303억9800만 달러로 아르셀로미탈(281억2500만 달러)을 22억7300만 달러나 앞섰다. 포스코는 이런 성과들을 바탕으로 내실을 기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사업 개척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정 회장의 평소 지론에 따라 철강뿐 아니라 마그네슘, 리튬, 지르코늄, 티타늄 등 모든 소재를 공급할 수 있는 종합소재기업으로서의 도약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최근 포스코는 강원도 마그네슘 제련공장 착공, 국토해양부와 리튬생산을 위한 협정체결, 카자흐스탄과 티타늄 슬래브 생산회사 합작 등의 성과를 일궈내며 종합소재기업으로 도약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시장 확대·공생발전에도 남다른 노력포스코는 정 회장 취임이후 수요가 한정돼 있는 국내 시장을 넘어 철강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 확대는 정 회장이 2010년 시무식에서 ‘업(業)의 진화, 장(場)의 확대, 동(動)의 혁신’이라고 제시한 화두 중 하나인 ‘장(場)’에 해당되는 것으로 창업, 발전을 넘어 도약기에 있는 ‘포스코 3.0’시대를 실현하는 중요한 전략들이 포함된다. 포스코는 글로벌 사업의 영역을 몽골, 카자흐스탄,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중국을 아우르는 U축과 북미, 중미, 남미를 연결하는 I축을 기준으로 ‘U&I’ 글로벌 철강 벨트를 공고히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a벨트로 대변되는 미지의 개척지 아프리카에 대한 자원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도 강구해 나갈 예정이다. 정 회장은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소통을 위한 사내외 네트워크와 공생발전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우선 수익성 제고와 사랑받는 기업을 실현하기 위해 포스코 패밀리 신사업 추진 핵심인재를 우선 오는 2014년까지 2000명 이상 확보하는 등 포스코형 스마트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해 스마트 컴퍼니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 컴퍼니는 미래형 경영시스템인 ‘포스피아 3.0’을 구축해 글로벌 오퍼레이션, 창의적 협업, 지식근로자로 대표되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말한다. 정준양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또 하나는 스마트워크와 공생발전이다. 포스코는 정 회장 취임 이래 모바일 오피스 구현, 원-페이지 보고서 등 일하는 방식의 선진화를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전 임직원들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하고 똑똑한 사무실을 표방하는 스마트오피스를 개소하기도 했다. 정 회장이 강조하는 스마트워크는 ‘뛰는 포스코’ ‘소통의 포스코’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중 하나로 읽힌다. 포스코가 지난해 11월 구글과 제휴를 맺은 것도 이런 스마트워크실현을 위한 한 방안이다. 정 회장은 이번 제휴에 대해 “구글과 포스코가 협력해 제철소의 IT화를 완성한다면 제조업의 혁신일뿐 아니라 새로운 기술시대를 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올해 중소기업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통해 ‘공생발전’의 핵심가치를 실현할 계획이다. 이미 2005년부터 협력업체와 동반성장을 강화하기 위한 전담조직을 마련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여 온 포스코는 현재 CEO 직속 부문으로 조직개편을 통해 동반성장 선두업체로 자리매김했다. 포스코는 성과공유제(Benefit Sharing)를 기존 1차 협력 기업에서 2~4차 협력기업으로 본격 확대하고 있다. 그밖에도 사회적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과 연말 이웃돕기 등 사회공헌 활동도 더욱 밀도있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지난 연말 계열사와 함께 이웃돕기 성급 10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하는 한편 오는 10월부터는 기본임금의 1%를 떼어내 기부하는 ‘1%나눔운동’을 시행키로 했다.온실가스 감축 국내 1위… 눈부신 녹색성장

포항 4고로 전경

포스코는 올해 국내 산업계 중 최대 규모인 96만3000t의 온실가스(이산화탄소) 감축에 나선다. 올해부터 국내 400여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시행된 ‘온실가스 목표 관리제’에 따른 조치다. 이와 관련, 포스코는 지난달 27일 정준양 회장의 주재로 열린 포스코패밀리 녹색성장위원회 회의에서 온실가스목표제에 따른 이산화탄소 감축 계획 수립과 지난 3년간 추진한 녹색성장 사업 현황 등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철강산업의 윤리경영이 곧 녹색성장이라는 패러다임을 인식하고 포스코 패밀리들이 핵심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포스코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자체 개발한 고장력 자동차 강판, 에너지 고효율 전기 강판 등의 매출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 제품들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마진이 높고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효과도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장기 감축방안으로는 포스코와 계열사들이 저탄소 철강기술 개발로 에너지효율을 개선할 계획도 마련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10년간 7500억 원을 투자,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혁신기술 개발과 친환경 설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탄소배출권 조림사업도 확대된다. 장기적으로는 철광석의 환원제로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수소 환원 제철’ 기술의 도입 계획도 논의됐다.포스코의 용광로 지구촌 자원있는 곳 어디라도 간다포스코는 ‘제품생산은 고객사가 있는 시장근처에서, 쇳물생산은 원료가 있는 광산근처’라는 정 회장의 방침에 따라 세계 각지의 시장을 선점해 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중앙아시아, 동남아, 중국을 잇는 U라인의 주요 추진사업으로는 카자흐스탄 UKTMP사와의 합작을 통한 티타늄슬래브 공장 착공, 파키스탄 TSML사 지분인수,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착공, 베트남 냉연공장 준공, 중국의 아연도금강판(CGL) 공장 착공 등이 성과로 꼽힌다. 특히 2010년 인도네시아에서 동남아 최초로 착공한 일관제철소는 현재 순조로운 공사진행으로 2013년이면 300만t의 쇳물이 생산될 예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도에서는 오리사주, 카르나타카주에서의 일관제철소 건설 추진, 현지 철강기업인 세일(SAIL)과의 파이넥스 협력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제품인 무방향성 전기강판 공장과 아연도금강판 공장도 착공했다. 지난해 9월에는 파키스탄 뚜와르키 그룹과 TSML사 지분 15.34%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앞서 3월에는 광둥성 포산시에 연산 45만톤 규모의 자동차와 가전용 고급소재인 용융아연도금강판 생산공장(CGL)을 착공, 올해 12월 쯤 준공되면 중국내 첫 고급자동차강판 생산기지로서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몽골에서는 석탄자원개발과 석탄가스화 및 코크스 제조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얀마에선 대우인터내셔널을 앞세워 가스전 개발도 진행 중이다.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시삽식

또 하나의 글로벌 현장의 주축인 I라인 지역에서는 2009년 미주 지역의 자동차사를 겨냥해 멕시코에 45만t 규모의 아연도금강판 공장이 설립된 이래 지난해 12월 1일에는 현지에서의 자동차강판 공급요청이 급증하는 현상을 반영해 50만t 규모의 제2공장 증설을 결정지었다. 또한 지난해 9월엔 터키 코자 엘리주 이즈미트시 산업공단에서 연산 20만t 규모의 스테인리스 냉연공장 착공식도 열렸다. 포스코는 이번 공장 착공으로 터키 스테인리스 시장을 선점, 늘어나고 있는 동유럽과 중동 지역 등 인접국의 수요(140여만t)를 충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원개발도 일련의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9월 포스코는 콜롬비아 자원개발회사인 블루퍼시픽과 철광석, 석탄 등 광물자원을 공동개발하기로 합의했으며 대표적인 제조업체인 파날카와 대구경(大口徑)강관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포스코는 아프리카 지역에 주목하고 있다. 모잠비크와 짐바브웨, 남아프리카공화국 3국과 콩고를 잇는 ‘a’라인은 포스코의 자원확보에 있어 핵심지역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1월부터 카메룬, 짐바브웨, DR콩고,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4개국을 방문해 철광석 및 유연탄에 대한 자원개발 협력을 꾀했고 지난해 7월에도 이 국가들을 방문해 각국 정상과 기업 글로벌 파트너사 CEO 등을 만나 자원확보와 현지사업 개발 등에 관한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이코노믹 리뷰 김은경 기자 kekisa@<ⓒ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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