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지 한달째인 지난 17일, 북한 조선중앙TV는 오전 9시부터 방송을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조선중앙TV가 오후 늦게부터야 방송을 시작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방송은 이날 오후 11시 가까이에야 끝났다.이날 방영된 주요 프로그램은 김정일 위원장과 관련한 내용이었다. '김정일 구호', '김정일 동지께 드리는 노래' 등으로 시작해 김 위원장의 생전 모습을 담은 각종 기록영화와 녹화물, 참관기 등을 이날 내보냈다. 중간중간에 가극이나 시ㆍ노래를 묶은 내용이나 예술영화를 방영하기도 했다.이날 오후 8시가 조금 지난 시간 방영된 내용은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라는 명목으로 산업현장을 직접 둘러보는 기록영화였다. 지난 14일치 첫 방영된 내용을 다시 한번 방영한 것이다.이외에 오전에 방영된 '이 세상 끝까지 따르렵니다', 오후에 방영된 '선군청년전위들' 등 최근 몇년간 김 위원장의 '업적'을 기리는 기록영화들이 다시 한번 방송됐다. 김정일 위원장은 과거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보다 한층 빠른 속도로 신격화, 영웅화가 이뤄지고 있다.이에 앞서 8일에는 김정은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기록영화 '백두의 선군혁명위업을 계승하시여'가 50여분간 방영됐다. 영화는 주로 김 부위원장이 군부대나 산업현장을 둘러보는 모습을 주로 담았다. 부친인 김정일 위원장이나 김일성 주석의 옛 모습도 등장한다. 이같은 영상물을 통한 선전활동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세습이 정당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보인다.북한은 최근 김씨 부자(父子)를 중심으로 한 권력층 내부에서도 주요 요직들을 대물림하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드러났다. 3대 세습 안착을 위해 김씨 가문과 지배층간 하나의 '운명공동체'로 묶어버린 셈이다.김정일의 유훈도 매일같이 강조되고 있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8일 '김정은 부위원장을 진심으로 받들고 주위에선 굳게 뭉쳐 일을 잘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칫 불안할 수 있는 김정은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최대열 기자 dy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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