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접대 중 사망한 제약사 직원 업무상재해 인정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제약회사 영업사원이 의사에게 골프접대를 하러가다 숨진 것은 업무상 재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해당 제약사는 일종의 '리베이트'인 골프접대 사실을 은폐하려는 시도를 한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받고 있다.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는 프랑스계 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의 직원 강 모씨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12일 원고승소 판결했다. 강 씨는 2005년 이 회사에 입사한 후 부산지역 영업사원으로 근무했다. 2010년 7월 11일 자신의 실적 중 20% 가량을 차지하는 부산 모 대학병원 교수를 차에 태우고 골프장으로 향하다 빗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숨졌다. 동승한 의대 교수는 경상을 입었다. 강 씨의 유족은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 달라며 근로복지공단에 관련 서류를 제출했지만 거부당했다. 사노피아벤티스 측이 강 씨는 골프를 치러간 것이 아니라 다른 대학교수를 소개받으러 가는 길이었다는 보고서를 공단에 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공단은 "업무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강 씨 유족은 2011년 6월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다. 유족은 "강씨가 해당 교수뿐 아니라 다른 의사들에게 수시로 술 접대나 외국 골프접대 등을 했다"며 "이는 영업상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법원은 "골프접대를 하려고 이동하던 중 교통사고로 숨졌기 때문에 업무로 인한 사망으로 봐야 한다"며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회사가 영업사원들에게 명시적으로 골프접대 등을 지시했다고 볼 자료는 없지만, 골프접대 등으로 지출한 비용을 식대 등 명목으로 보전해 주는 등 영업사원들의 골프ㆍ술 접대를 영업행위로 묵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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