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새해 첫 옵션만기일, 충격은 없었다. 오히려 프로그램이 1780억원 '사자'세를 나타내며 코스피가 1% 이상 상승, 1860선을 회복했다. 1월 만기일 프로그램이 순매수를 나타낸 것은 이례적인 일로 지난 2001년 이후 두 번째다. 선물시장 외국인이 움직임을 제한하면서 장 중 베이시스(현·선물 가격차) 강세가 지속됐다. 이로 인해 물량 부담이 우려됐던 차익거래는 오히려 135억원 순매수를 보였고, 리버설(합성선물매수+선물매도) 수익도 개선되며 긍정적인 만기 효과가 나타났다. 13일 시장 전문가들은 사실상 1월 옵션만기 매물 부담을 2, 3월 만기로 미루게 된 것이라고 평가하며 단기적인 '만기 후폭풍'은 없을 것이라고 점쳤다. 오히려 간밤 스페인·이탈리아의 국채발행이 순조롭게 끝난 점, 중국의 긴축완화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는 점, 다음주 미국 경제지표 예상치가 긍정적이라는 점 등을 들며 단기적인 지수 반등 가능성을 높게 봤다.간밤 뉴욕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스페인·이탈리아가 국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으며 오랜만에 유로존 재정위기 해소 기대감을 높였다. 다우지수는 21.57포인트(0.17%) 오른 1만2471.02로, S&P500은 3.02포인트(0.23%) 상승한 1295.5로, 나스닥은 13.94포인트(0.51%) 상승한 2724.7로 거래를 마쳤다.◆이선엽·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우선 전날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순조롭게 국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는 모습이다. 물론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지만 위기의 재부각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지수 상승에 걸림돌이 되지는 못할 전망이다.중국이 추가 긴축 완화에 나설 것이란 기대도 지수 반등의 모멘텀이다. 전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치를 넘어서긴 했지만 5개월 연속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올해 대출과 통화량 증가 목표가 상향되면서 지급준비율 인하 등 추가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 중국의 긴축 완화는 글로벌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로 이어져 최근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와 맞물려 지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는 화학, 정유, 철강 등 원자재 관련 종목의 반등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이처럼 최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와 유럽 재정위기의 시소게임에서 무게 중심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로 기울어진 만큼 이에 따른 지수 반등이 본격화될 가능성에 대비해야겠다. 특히 지수가 수렴한 후 이뤄진 상승이라는 점에서 단기적인 지수 반등의 탄력이 확대될 수 있겠으며, 그동안 수익률이 미진했던 대형주 주도의 반등세가 예상된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완화가 모멘텀인 만큼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IT와 원자재 관련주의 반등 가능성에 주목하자. 여기에 태양광 관련주와 춘철을 맞아 중국 관광객 증가에 따른 모멘텀 수혜가 기대되는 호텔, 화장품, 항공, 여행주도 관심을 둘 만하겠다.◆이재만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인플레이션 압력 둔화, 춘절 자금 수요 집중, 통화정책의 선제적 조치 강조 등을 고려할 때 중국 인민은행의 춘절 이전 지준율 인하 가능성은 여전하다. 한편 지난해 중국 재정흑자 규모는 8360억위안(1~11월)으로 최근 2년 같은기간 평균인 6150억위안보다 높은 수준이다. 추가적인 재정지출 여력이 커 중국의 통화 및 재정확대 정책에 대한 기대감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이는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주에 발표될 미국 경제지표도 경기모멘텀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7일과 20일 발표될 예정인 1월 뉴욕제조업 지수와 필라델피아 연준지수는 각각 10.0(전월 9.53)과 11.0(전월 10.3)으로 전월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발표될 12월 산업생산과 가동율은 전월대비 각각 0.5%포인트, 0.3%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중국 지준율 인하 및 확장 재정정책 실행 기대감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중국 관련 업종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유효할 듯하다. 미국 경제지표 개선은 분명 국내 증시의 추가적인 상승의 근거가 될 수 있지만, 미국 주요 금융기관의 실적 발표와 유럽 위기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 주 후반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 만기가 집중돼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다음 주 후반으로 갈수록 글로벌 증시의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오온수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춘절을 앞두고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긴축 완화를 위해선 자연스럽게 물가를 확인해야 하는데 마침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일 4.1%로 발표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4.0%)를 다소 상회하는 것인데 연말 식품가격 상승 압력(9.1%)이 여전히 높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PI가 물가억제선인 4%를 상회한 것은 부담이지만, 지난 11월 기록했던 4.2%보다는 둔화됐고 지난해 7월을 고점으로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생산자물가지수(PPI)도 11월 2.7%에서 1.7%로 안정되는 흐름을 보여줬다.한편 중국 부동산 시장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제기할 만큼 얼어붙어 있다. 중국 부동산경기지수는 현재 100이하를 기록하고 있어 중국 부동산 경기가 위축국면에 진입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렇게 춘절을 앞두고 중국 경기가 둔화되는 시점에서 지준율 인하 혹은 가전하향, 이구환신을 대체하는 새로운 소비 부양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이미 중국 당국은 지난 5~6일 열렸던 전국상무회의에서 소비부양책 발표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춘절기간 중 화학, 기계, 소매 등 중국 관련주가 대체로 성과가 양호했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극단적인 지수의 수렴 이후에는 증시의 방향성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 그리고 일정 상으로도 월말로 예정된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이 유로존 해법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염두에 둔다면 이제는 박스권 이후의 장세를 대비할 필요도 있다는 생각이다.박스권 하단의 지지력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지난해 10월 이후 여러 차례 반등에 성공한 1800선의 신뢰도는 갈수록 높아 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향후 중요한 질문은 증시가 얼마나 하락하는 가보다 얼마나 오를 수 있을 것인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해외 증시의 흐름도 긍정적이다. 한국 증시가 박스권을 맴돌고 있는 사이 미국 증시는 전고점을 돌파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독일과 프랑스 증시도 전고점을 테스트하며 박스권 상향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향후의 증시 전망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위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업종별로는 실적 기대감이 여전한 IT, 자동차, 보험, 내수소비재에 대한 관심을 유지한다.김유리 기자 yr6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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