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덜덜떠는 이유는?

증권사, 정전사태 대비 시스템 점검 구슬땀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서소정 기자]“요즘 매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사무실 냉난방용과 공조시스템, 지하환기설비 등 전기 동력을 차단해 전력을 아끼고 있습니다. 불시에 발생할 수 있는 정전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입니다.(한국투자증권 관계자)”지난 5일 강추위로 최대 전력 수요시기가 다가오면서 증권사들도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증권업계는 잠깐의 정전이라도 대규모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무정전 전원장치(UPS) 점검은 물론 비상발전기 시설 체크 등 수시로 상황을 점검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나섰다. 미래에셋은 오는 14일 블랙아웃 상황에 대비한 실전테스트를 실시한다. 새로 입주한 을지로 센터원 빌딩에 정전 사태가 발생했을 때 입주한 계열사 모두 문제없이 가동되는지 점검하기 위한 차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관련 인력을 풀 가동하고 있다. 사내 전기실과 전기관리 전문업체 직원 등 총 22명을 별도 전담부서로 배치해 수시 점검하고 있다.삼성증권은 본사와 지점별로 UPS 등의 비상전력시스템을 구축해둔 상태다. 또 테러, 자연재해 등으로 본사 건물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어도 곧바로 핵심업무를 복구할 수 있는 BCP(영업연속성계획)를 마련해 신속하게 대응토록 했다.한국거래소도 대규모 정전사태 발생 시 정상적으로 증권시장을 가동할 수 있도록 만반의 채비에 나섰다. 서울 주식시장 시스템과 부산 파생상품 시스템의 모든 전원은 주전원 정전 시 0.2초 만에 예비 전원으로 자동 전환되는 전원 이중화 장치를 구축했다. 만약 주·예비전원이 모두 정전되면 자동으로 비상발전기가 가동돼 40초 후 비상전원이 공급되는 체계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전원이 예비전원으로 전환되는 0.2초와 비상전원 공급전 40초까지는 UPS 전원 공급으로 무정전 상태가 유지된다”며 “비상발전기 가동시간은 주식시장의 경우 현재 16시간 자체 발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찔한 정전사고를 경험했던 외국계 증권사들은 악몽의 재발을 막기 위해 입주빌딩의 철저한 전력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외국계증권사가 밀집해있는 서울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SFC) 일부 층이 정전되면서 유동성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주식워런트증권 종목의 호가제시가 일시 중단되는 등 아비규환을 겪은 전례가 있다.SFC 시설운영팀 관계자는 “정전사고로 피해가 발생하면서 입주 업체들이 내부적으로 입주계약을 재검토하는 사례가 있어 어느 때보다 철저한 전력 관리에 나서고 있다”고 토로했다. 골드만삭스 고위관계자는 “건물에 입주할 때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정전시스템 대비수준을 철저히 체크한다”며 “정전사고 전력이 있는 건물은 아예 입주 대상에서 제외”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서소정 기자 ss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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