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인재 양성 프로젝트 엿보니
STX그룹은 신입사원들에게 크루즈 해외연수를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인재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기업들에게는 우수한 인재 확보도 중요하지만 다듬어지지 훌륭한 원석을 다듬어 귀한 보석을 만들어 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교육과 연수, 복지제도와 성과보상제도 등을 통해 인재의 역량을 높이고 회사에 대한 애정도를 높이는 것도 인재 확보만큼 중요하다. 크루즈로 신입사원 해외연수를 보내고 현장 배치로 현장감을 익히게 하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창의성을 길러내고 우수사원에게 수입차를 선물하는 등, 오늘도 기업들은 인재양성 프로젝트에 힘을 쏟고 있다. STX - 크루즈로 중국연수 글로벌 감각 키우기STX 그룹은 신입사원들을 직접 크루즈를 태워 해외연수를 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해신 챌린지(海神 Challenge)’ 프로그램으로 알려진 STX그룹의 신입사원 크루즈 연수는 이미 STX를 대표하는 교육과정으로 자리매김했다. 매 기수 신입사원 전원은 ‘해신 챌린지’ 프로그램을 통해 상하이, 칭타오, 다롄, 웨이하이 등 중국의 대표 도시를 방문하고 STX그룹의 해외사업장을 탐방하는 기회를 갖는다. 신입사원만이 세계 무대를 밟는 것이 아니다. STX그룹에는 대리급 이하 실무진들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파이오니어(Global Pioneer)’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대리급 직원들은 물론 입사 1~2년 차의 주임급 직원들에게도 직장생활 초기에 6개월 동안 해외에서 근무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들은 6개월에서 최장 1년간 터키, 두바이, 인도, 베트남, 싱가포르, 홍콩 등 STX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는 지역으로 파견돼 해외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감각부터 현지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글로벌 마인드를 익히게 된다. STX그룹은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MBA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STX-MBA’는 차장에서 부장 직급까지의 직원들이 MBA 핵심과정은 물론 그룹 사업 분야와 연계된 전략과목을 학습하고 과제를 연구하는 과정으로, 약 4개월 동안 전일제(Full-time)로 진행된다. 향후 그룹 경영을 이끌어 나갈 실장에서 상무 직급까지의 임원진을 대상으로 하는 ‘EMBA’는 3개월 간의 주말과정으로 국내 프로그램 및 해외대학을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차장에서 부장 직급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진행되는 ‘GMBA(Global MBA)’ 과정은 글로벌 전문 비즈니스 리더 양성을, ‘해외 MBA 및 유학 파견제도’를 통해 대리급 이상의 젊은 직원들이 해외 유수 대학에서 글로벌 경영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STX 그룹의 인재 연수프로그램은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인재를 중시하는 경영철학에서 비롯된다. 강회장은 그 동안 수차례의 M&A를 진행하면서도 피인수기업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기업을 인수하는 것보다 그 기업의 인재를 인수하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것이 지론이기 때문이다. 강덕수 회장은 평소 “1조원의 이익보다 1만명의 고용이 더 의미 있다”고 말할 만큼 각별한 인재 사랑으로 유명하다. 또한 직급별 공식 간담회나 주제발표회, 비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직원들과의 만남 등에서 나온 신입사원들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경영방침에 채택하기도 한다. STX그룹에 젊은 인재가 많은 이유는 신입 때부터 비중이 큰 업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범 8년 만에 재계 12위로(공기업 제외) 급성장한 STX는 규모가 커진 기업의 곳곳에 인재가 필요하게 되었고, 많은 기회를 제시해줌으로써 인재 확보에 성공하게 됐다.포스코 - 다양한 커리큘럼 통해 문리통섭형 인재추구포스코는 신입사원들의 현장체험을 중시하고 있다. 포스코는 신입사원 전원을 현장에 배치하며, 현장경험을 중심으로 한 문리통섭형 인재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3월 입사한 신입사원 78명 모두에게 현장 교육파견 발령을 냈다. 이에 따라 사무직 직원 12명은 양소 생산기술부로, 기술직 직원 66명은 양소 제강부로 각각 배치됐다.
포스코는 신입사원들의 현장경험을 중시한다. 사진은 도금부에 배치된 신입사원 현장교육 모습.
포스코가 이처럼 신입사원들을 최우선적으로 현장에 배치한 것은 다양한 현장체험과 과제수행을 통해 포스코 전체를 이해하는 문리통섭형 인재로 키우기 위해서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문과, 이과 구분 없이 융합된 지식을 갖고 개인 비전의 관리를 통해 꿈을 실현하고 일터에서 역량을 높이는 인재상을 강조해 왔다. 포스코는 문리통섭형 인재 육성을 위해 2010년부터 현장교육 비중을 대폭 늘린 새로운 신입사원 역량개발 프로그램을 실행해 왔다. 이 프로그램에 따르면 신입사원들은 기존 6주간의 인재개발원 교육 후 현업부서에 배치되던 것과는 달리, 입사 1년차에는 4주간의 기초교육과 48주간의 현장교육을 먼저 받은 후 개인 역량과 적성 등을 고려해 현업부서에 배치된다. 입사 2년차에는 현업부서에서 개선과제를 수행하고 GB(그린벨트) 자격을 의무적으로 취득해야 하며, 3년차에는 연구논문을 작성하고 주니어 콘퍼런스를 거치는 등 문리통섭형 인재로 성장하기 위한 세심한 지도와 관리를 받게 된다. 포스코는 이러한 신입사원 역량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신입사원들의 현장체험 실적, 과제수행 성과, 실무 역량 등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교육효과를 체계적으로 검증해 나가고 있다.GS숍 - 예술·감성·창의 주제 연중무휴 이색교육GS숍이 지난 1997년 이후 홈쇼핑 업계 선두를 지켜온 동력은 인재경영에서 기인한다. GS숍의 인재경영은 정(情)에서 시작된다. 회사의 인재경영 프로그램은 대부분 직원들이 즐겁고 창의적으로 직장을 다닐 수 있고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선후배간의 친밀도를 높이는 GS숍의 인재경영. 사진은 팀장이 신입사원 부모님께 보내는 편지.
먼저 직원들의 창의력 개발을 위해 ‘예술, 감성, 창의’를 주제로 한 이색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연중 짧게는 1회에서 길게는 4주 과정으로 진행되는데 지금까지 정호승 시인과 함께 하는 시의 이해, 미술관에서 점심 먹기, 와인 만들기, 미술테라피, 심리학 특강, 캐리커처 그리기, 도자기 만들기 등 다양한 주제로 강의가 진행됐다. 신입 및 경력사원들의 빠른 회사 적응을 위해 마련한 특별한 인사제도도 눈에 띈다. GS숍에 입사한 신입사원들에게는 ‘묻지마 선배쿠폰’ 등 특별한 선물이 몇 가지 제공된다. ‘묻지마 선배쿠폰'은 신입사원들이 소원을 적어 기간 내에 제시하면 선배사원들이 소원을 들어주는 것으로 신입사원과 선배사원이 좀 더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질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흑기사 1회’ ‘소개팅 1회’ ‘근무 중 영화 1편 보고 오기’ 등 다양한 선배쿠폰들이 제공돼 신입사원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었다. 경력사원들을 위한 프로그램인 SLP(soft landing program)도 있다. 입사 후 일정 기간 동안 인사팀에서 점심식사 등의 캐주얼한 자리를 통해 경력사원들이 회사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애로사항 등은 없는지를 파악하고 적응을 돕는 제도다. 회사에 대해 직원들의 자부심을 높여주는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대표적인 행사가 어린이날을 맞아 실시한 임직원 자녀 초청 방송센터 견학 행사다. 이날 행사에서는 30여명의 직원 자녀가 초대돼 특별히 제작한 전용 출입증을 목에 걸고 방송센터를 견학했다. 또한 견학이 끝난 후에는 스튜디오로 이동, 엄마 아빠의 회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체험행사도 가졌다. 그 밖에 출산한 직원에게 아기 사진을 넣은 액자와 함께 자녀들의 성장과정을 담을 수 있는 앨범을 선물하는가 하면 또 결혼하는 직원에게는 양가 부모님께 와인을 선물로 보내고 있다. GS숍이 이러한 인재경영 정책들을 수립하고 실행하게 된 배경은 명확하다. 경영자의 직원에 대한 믿음과 철학에서 출발한 것이다. GS숍 허태수 사장은 ‘직원들이 즐거워하고 신바람나게 일해야 회사도 성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혹자는 허태수 사장의 리더십을 두고 ‘임파워먼트’ 리더십으로 본다. 정비사보다는 정원사에 가깝다. 억지로 활기를 주입하기 보다는 직원들 내면에 존재하는 잠재력과 활기를 끌어내야 한다는 생각이다. 직원 개개인의 기술이나 능력을 고치고 정비하기 보다는 동기를 부여하고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에코마케팅 - 우수사원 BMW 제공, 확실한 성과보상 IT업계의 인재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온라인 마케팅 대행사 ‘에코마케팅’은 입사 3년차 우수사원에게 BMW, 벤츠, 볼보 등 외제차를 제공하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3년 전부터 시행해 온 인센티브 제도로 지금까지 총 7대의 수입차량과, 2대의 국산차량을 직원에게 선물로 제공했다. 이는 직원들에게 업무 동기부여 및 만족도 증대에 큰 영향을 미쳐 에코마케팅만의 중요한 인사복지 정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이러한 제도를 도입하게 된 에코마케팅 김철웅 대표의 인재경영 철학은 확고하다.온라인광고 대행사의 경쟁력은, 매출 규모, 광고주의 수, 자산 규모도 경쟁력 요소지만 광고주 즉, 클라이언트(Client) 의 만족도가 대행사의 핵심 경쟁력이며, 광고주 만족도는 직원의 업무역량과 직결되고, 업무역량은 직원 내부 만족도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임직원의 행복지수가 높을수록,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가 명확할수록, 회사의 성장이 지속된다는 믿음이 김철웅 대표의 경영철학인 셈이다. 특히 이직이 잦은 IT 업계에서는 훌륭한 인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내부 관리 요소인 만큼 에코마케팅의 파격적인 보상제도는 업무 성과와도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에코마케팅이 8년 동안 인터넷 광고 대행 업계 1위를 고수할 수 있었던 핵심 원동력은 바로 ‘사람’이라는 것이 김 대표의 지론이다. 유능한 인재들의 이탈을 막으려면, 인재의 가치를 정확히 확인하고 그 가치를 배가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과 보상으로 뒷받침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에코마케팅의 인턴직원 대우도 남다르다, 실력있는 온라인 마케터를 조기에 발굴하고자 인턴십 기간 동안 1~2학기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고, 인턴 기간 중에도 정규직 조기 전환까지 가능한 제도를 도입하는 등, 어느 업계에서도 그 유사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파격적인 지원을 해 김철웅 대표의 인재 중심 철학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미니인터뷰 | 김준완 GS숍 인사팀 팀장“예술 접목한 토털 에듀케이션 성과 높다”
GS숍이 원하는 인재상은 무엇인가.따뜻한 가슴과 냉철한 머리를 가진 온라인 커머스 리더를 육성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 인재,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혁신가, 존경과 배려로 협력관계를 리드하는 리얼파트너다.흑기사 1회 ‘소개팅 1회’ 등의 묻지마 등의 선배쿠폰과 직원 자녀 초청 방송센터 견학 제도 등이 인상적이다. 이같이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인재경영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된 계기는.우리 회사의 모토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가장 좋은 환경에서 가장 빨리 실행할 수 있는 회사’다. 치열한 경쟁과 급속히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틀에 박힌 사고를 통해서는 혁신과 변화에 도달할 수 없다. 하지만 혁신과 변화를 강요하는 문화가 아니라 임직원 스스로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창의적인 생각들을 펼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당사 인재경영 프로그램의 특징이며, 가정의 행복 또한 변화의 원천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와 관련된 새로운 제도와 프로그램들을 실시할 예정이다.동기부여 프로그램 중 가장 반응이 좋았던 프로그램은 무엇인가.모든 프로그램들의 관심과 참여가 높았지만 특히 당사 ‘복합문화공간’ 자반에서 시행됐던 ‘클래식! 시대를 듣다’의 반응이 높았다. 기존의 일방적 주입식 클랙식 교육에서 탈피해 클래식 음악 청취 후 정윤수 교수의 설명이 덧붙여져 이해를 높였으며 맥주와 다과를 제공한 호프파티를 겸해 음악을 들으며 클래식을 논하는 자리가 됐다. 우리는 이것을 ‘토털 에듀케이션’이라고 말한다. 또한 CEO와 임원들도 모두 참석해 자신들의 클래식 지식과 경험에 대해 직원들과 편안하게 이야기하며 업무와는 다른 새로운 사고를 해 볼 수 있는 가치 있는 자리였다. 창의적인 인재경영 프로그램은 실질적으로 회사에 어떤 성과를 가져다 주었나.가장 중요한 점은 ‘직원 스스로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능동적인 조직 형성’이 아닐까 싶다. 단기적인 성과는 하달식 지시로 이룰 수 있지만 GS 숍 임직원 모두가 꿈꾸는 미래는 ‘직원 스스로의 능동적인 고민과 행동’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자부심이 커졌다는 점이다. GS숍이 좋은 이유는 연봉이 높기 때문이 아니라 좋은 사람이 많고, 다른 회사에는 없는 우리만의 따뜻한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그 문화 또한 직원 스스로가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경험한 회사로서는 앞으로도 자유로운 인재경영 프로그램을 더욱 차별화하고 구체화해 직원들 스스로 움직이는 조직의 서포터가 되고자 한다.이코노믹 리뷰 최원영 기자 uni3542@<ⓒ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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