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연말이면 가로수에 주렁주렁 조명을 달아 거리를 환히 비췄던 강남 테헤란로 포스코 사거리. 명물로 꼽혔던 일대가 올 연말은 어둡기만 하다.매년 설치했던 가로수 경관 조명을 올해는 건너뛰었기 때문. 유례없던 전력난으로 전국이 에너지 절감을 위해 나선 데 따른 이색적인 연말 풍경이다.포스코 관계자는 "올해는 센터 로비에만 트리를 세웠을 뿐 가로수 조명을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며 "연말연시 경관 조명을 최소화 해 국가 에너지 절약 정책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포스코 외에도 매년 이 맘 때면 주요 기업이 초대형 트리를 설치하는 등 화려한 조명을 밝혔던 것과 달리 올해는 겨울철 전력난을 우려한 절전 움직임이 뚜렷해 졌다.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사옥 1층 로비도 썰렁하긴 마찬가지다. 매 연말 동관과 서관 로비에서 임직원을 맞았던 높이 5m, 폭 3.5m의 대형 트리가 없어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업의 전력 사용량을 지난해 대비 10% 줄이라는 정부의 요구에 따르기 위한 조치"라고 전했다.SK그룹은 해마다 12월이면 24시간 켜두었던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올해는 저녁 6시부터 밤 12시까지만 점등하고 있다. 높이 5.4m의 트리에 달린 조명 장식은 올해부터 전면 LED 전구로 바꿔 전력 사용량을 예년의 5분의1 수준으로 낮췄다.연말 분위기를 내기 위해 사옥 출입구와 건물 외벽 등에 달던 다른 조명 장식 역시 최소화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청계천변에 위치해 있다 보니 저녁이면 외국인 관광객이나 산책을 나온 시민들이 사옥 인근을 지나거나 잠시 들르는 경우가 있어 트리를 생략하긴 어렵다"며 "대신 전력 피크타임과 겹치지 않도록 점등 시간을 조정하고 사옥 내 지하 주차장 등의 전력 사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올해 마포 신사옥에 입주한 에쓰오일은 1층 로비에 어른 키 높이의 작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웠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전력 사용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담한 사이즈의 트리를 선택한 것. 대신 건물 외벽 한쪽을 활용해 2개층 높이에 걸쳐 '임진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신년 메시지 장식을 꾸몄는데, 모두 LED 전구를 사용해 전력 사용량을 일반 전구 대비 10분의1 수준으로 줄였다.김혜원 기자 kimhy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김혜원 기자 kimhye@ⓒ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