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올해 '세계 1위 자동차 기업' 왕관을 빼앗긴 일본 도요타가 내년 생산과 판매 목표치를 높게 제시하면서 다시 한 번 세계 자동차 시장 제패를 꿈 꾸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대규모 리콜 사태, 일본 대지진과 태국 홍수로 자동차 생산 및 판매에 직격탄을 맞은 2011년은 일본 도요타에 있어 '최악'의 한 해였다. 도요타는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1위 왕관을 지켜냈지만 올해는 GM과 독일 폭스바겐에 밀려 3위 추락이 확실시 되고 있다.도요타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을 전년 대비 6% 줄어든 789만대로 전망했다. 올해 1~9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9.2% 증가한 679만대를 기록해 올해 전체 판매량이 9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GM에 한참 못 미친다. 폭스바겐도 1~11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14% 늘어난 751만대를 기록, 올해 전체 판매량이 8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여 도요타는 세계 3위 추락을 피할 수 없다.도요타는 망쳐버린 2011년을 뒤로 하고 2012년을 세계 자동차 시장 제패의 기회로 삼고 있다.내년도 판매량 목표치는 올해 보다 20% 증가한 848만대로 설정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기 이전 사상 최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던 2007년 843만대 보다 높게 제시했다. 지진과 홍수 때문에 타격을 받았던 생산라인도 정상화 되고 있고 도요타 인기 모델 하이브리드 프리우스가 전체 판매 실적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특히 5년전 전체 판매량의 33% 비중만 차지했던 중국 등 신흥국 시장에서의 판매 비중을 45% 수준으로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있다.도요타는 2012년 글로벌 자동차 생산 목표도 24% 늘어난 865만대로 설정했다. 이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도요타는 일본 내에서 340만대를 만들고 해외에서 525만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그러나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도요타가 엔화 강세가 계속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 악화와 마진 축소 위험을 딛고 어떻게 다시 세계 자동차 시장을 제패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타카하시 코헤이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는 "생각했던 것 보다 도요타의 내년도 매출 목표가 너무 높다"면서 "솔직하게 말해서 도요타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엔화 강세 때문에 도요타는 자동차 수출로는 이익을 낼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22일(현지시간) 일본 도요타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가 일본 지진으로 인한 부품공급 차질을 이유로 지난 6월 도요타에 대한 신용등급을 'Aa2에서 'Aa3'로 강등한지 6개월 만이다.무디스는 이번 등급전망 하향 조정의 이유에 대해 "엔화 강세 영향으로 가격경쟁력이 저하돼 현재 예상보다 수익성 회복이 지연될 수 있으며, 글로벌 시장 거시경제지표 부진과 대량 리콜 등 품질관리 문제로 시장 지위가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박선미 기자 psm8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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