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국제도시 부동산 갈수록 태산

인천 서구 백석동 소재 수도권쓰레기매립지에서 바라본 청라국제도시. 기둥 뒷 편에 뿌옇게 보이는 곳이 청라국제도시다. 사진=김봉수기자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회사원 정 모(57)씨는 최근 인천 연수구의 집을 팔고 청라국제도시로 이사하면서 부부 싸움을 크게 했다. 3.3㎡당 900만원 대 후반에 분양받았던 아파트 값이 떨어져 1억원 정도를 손해보고 들어갔기 때문이다. 시세 차익을 생각하고 빚을 내서 이자를 내던 정씨는 결국 감당하기 힘들어 지자 살던 집을 팔아 빚을 갚고 입주하고 말았다. 정씨는 "처음 분양 받을 때만 해도 설마 손해를 보겠냐 싶었는데 막상 이렇게 되니 속상해 죽겠다"고 말했다.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악재가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다른 곳도 어렵긴 마찬가지지만 청라국제도시의 상황은 좀 더 심각하다. 16일 현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청라국제도시가 위치한 경서동의 아파트 가격은 이달 9일 현재 3.3㎡당 710만원으로, 지난해 12월 790만 원대에서 10% 이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인천의 다른 곳도 하락하긴 했지만 750만원대에서 737만원대로 떨어져 하락폭이 적다. 전셋값도 청라국제도시는 올초부터 3.3㎡당 290만 원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새 인천의 다른 지역은 350만원에서 370만원으로 올랐다. 특히 최근들어 수도권매립지 쓰레기 악취와 겨울철 비수기,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 무산, 제3연륙교 착공 지연 등 악재에 대량 신규 입주까지 겹치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달 중 청라국제도시에 입주한 아파트는 이달 에만 SK VIEW 879가구, 한양수자인 566가구, 엑슬루타워 616가구 등 3개 단지 2061가구에 달한다. 이들 아파트 단지들은 당초 내년 1월 입주 예정이었지만, 올 연말로 취득세 50% 감면 시한이 다가오자 앞당겨 이달 초 입주를 시작했다. 이로 인해 청라국제도시 인근 부동산 업체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매물만 수두룩하게 나와 있고 거래는 끊긴 지 오래다. 특히 수도권 매립지 쓰레기 악취 문제가 본격 제기된 8월 이후엔 아파트를 사겠다는 사람이 드물다. 실제 비교적 선호도가 높았던 SK VIEW의 경우 마이너스 프리미엄 4000만~4500만 원이 붙어 매물이 나왔지만 거래가 없다. 한양수자인과 엑슬루타워는 최대 마이너스 5000만원까지 물량이 있지만 역시 마찬가지다. 인구가 조금씩 늘긴 했지만 상권 활성화가 더뎌지자 눈치가 빠른 자영업자ㆍ체인점 등은 벌써부터 다른 곳을 알아보고 있다. 청라국제도시 한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매물만 수두룩하고 거래는 이미 끊긴지 오래다. 가뜩이나 집단소송 등 여러 악재들이 부각된 가운데 입주 매물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개발 지연에 따른 기반시설 미비와 수요인구의 미달 등으로 상권 활성화에 지장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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