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서민금융의 환부를 도려내고자 검찰이 저축은행에 꺼내 든 메스가 결국 대통령 측근비리를 정조준하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수사결과 발표까지만 해도 대주주ㆍ경영진의 전횡에 이은 정관계 로비 의혹에 머물렀지만 바통을 이어받은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 부장검사)이 대통령의 사촌처남과 친형까지 수사 선상에 올려놓은 것이다. 12일 합수단은 유동천(71ㆍ구속기소)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영업정지를 피할 수 있게 해달라"며 구명 청탁과 함께 4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이명박 대통령의 사촌처남인 김재홍(72) KT&G복지재단 이사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을 접수한 서울중앙지법 김상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4일 김 이사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신문)를 열어 이날 오후 늦게 구속여부가 정해질 전망이다. 저축은행 비리 수사 초기 정관계 로비 의혹이 잇달아 제기되면서도 정작 몸통은 드러나지 않는 모양새였다. 이미 1심서 징역을 선고받은 은진수 전 감사위원, 김광수 전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등 일부 현 정권 실세들이 사정대상에 올랐을 뿐이다. 그러나 합수단이 이들 비리저축은행 대주주의 입을 여는데 성공하면서 반전을 맞고 있다. 대통령 친인척에 대한 로비 정황 관련 유 회장의 진술이 이어지면서 이 대통령의 사촌처남은 구속이 코앞에 놓여있고, 이 대통령의 친형에 대한 소환 가능성마저 검토되고 있다. 결국 올해 벽두부터 세간을 뜨겁게 달군 저축은행 비리사태는 대통령 친인척 비리로 막을 내릴 조짐이다.한편, 유 회장으로부터 1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된 박배수(46)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보좌관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상득 의원실이 조직적으로 돈세탁에 나선 정황을 포착했다. 박 보좌관은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거래내역 포착을 피하려고 의원실 직원들을 동원해 유 회장 등에게 건네받은 돈을 2000만원 미만으로 쪼개 수차례에 걸쳐 계좌이체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박 보좌관은 유 회장 외에 이국철(49ㆍ구속기소) SLS그룹 회장으로부터 6억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으나 이는 부인하고 있다. 그간 이 회장은 이상득 의원측에 전달할 명목으로 60억원을 건넸다고 주장해왔다. 검찰은 박 보좌관이 개인채무 변제 등 일부 개인적 용도로 해당 금품을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조직적으로 돈세탁에 나서는 등 자금출처를 감추려 나선 정황에 비춰 이 돈이 정권 최고 실세이자 이 대통령의 형인 이 의원에게 흘러 들어갔는지를 집중 추적중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이 의원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소환조사 등 구체적인 조사방법을 검토하고 있다.정준영 기자 foxfur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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