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고소영'에 대한 순애보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을 고집했다.이 대통령은 11일 단행한 청와대 인사개편에서 신임 대통령실장에 영남·고려대 출신의 하금열 SBS 상임고문을 내정했다. 하 실장은 경남 거제에서 태어나 부산 동래고, 고려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하 실장은 서울방송 정치부장이었던 1990년 중반에 초선 국회의원이던 이 대통령을 처음 만나 20년 가까이 인연을 쌓았다. 두 사람은 고대 동문 모임 등에서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깊은 인간적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 실장은 현재 고려대 언론인교우회 회장이다. 최금락 홍보수석은 "하 실장은 '주변에 적이 없다'고 할 만큼 유연한 사고를 갖고 있고 언론계 후배들로부터 신망이 두텁다"며 "국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이 대통령이 인선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정치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치인 출신 대통령실장에서 벗어난 것은 평가할 만하지만 청와대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부응했다고 평가하기는 힘들다"면서 "결국 '고소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이번 인사는 전체적으로 '친정체제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MB의 집사'로 불리는 김백준 총무기획관의 후임에는 장다사로 기획관리실장이 내정됐다. 장 다사로 내정자는 대통령의 친형이기도 한 이상득 의원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기획관리실장은 'MB 정책 아이디어뱅크'로 불리는 이동우 정책기획관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현 정부와 임기를 함께 할 '순장조'가 된 김오진 총무1비서관과 제승완 총무2비서관도 오랜 기간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해온 인물들이다.청와대의 한 참모는 "집권 5년차 청와대 참모진은 주요 국정을 마무리하고 안정적으로 운영돼야 하기 때문에 측근 인사를 기용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도 '회전문 인사'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야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이 지난 4년동안 개혁·쇄신 인사를 한번이라도 제대로 한 적이 있느냐"고 되물었다.SBS 출신 청와대 참모진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하 실장이 오면서 SBS 출신 참모는 최금락 홍보수석, 김상협 녹색성장기획관 등과 함께 '3인방'이 됐다. 최 수석은 SBS 창립멤버로 사회·경제·정치부장, 보도국장, 보도본부장을 두루 거쳤다. 김 기획관은 매일경제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해 SBS 워싱턴 특파원, 미래부장으로 일하다 청와대에 발탁, '녹색성장'정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다.조영주 기자 yjc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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