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부회장 이번 행보 사퇴 번복 의미일까 주목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지난 6일 전격 사퇴 의사를 밝힌 팬택 박병엽 부회장이 8일 돌연 미국으로 출국했다. 그의 이번 출국은 당초 예정에 없던 것으로 사퇴의사를 밝힌 이후 행보와 맞물려 주목된다. 박 부회장은 미국 방문 이후 사의 표명 전 가기로 했던 유럽 출장길에 나설 전망이다. 미국에서 스마트폰 업체들을 만난 뒤 바로 유럽으로 발길을 돌려 팬택의 유럽 재진출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에게 미국은 사실상 구세주의 땅이나 다름없다. 지난 2007년 4월 기업구조개선작업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던 그에게 기회를 준 곳이 미국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이동통신사인 AT&T 평가에서 팬택은 20개월 연속 품질 1위를 기록하는 등 국내보다 미국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에서도 LG전자를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 2위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사퇴의사를 밝혔던 그의 이번 출국은 사퇴 번복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 회사 안팎의 시각이다. 박 부회장이 미국과 유럽 방문을 통해 자신의 사의 표명을 자연스럽게 희석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그는 미국에 1주일간 머물며 미국의 스마트폰 시장을 둘러본 뒤 유럽행 비행기를 탈 예정이다. 업계에선 이번 방문을 놓고 팬택의 미국시장 진출 가속화와 유럽진출을 위한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회사 기업개선작업 졸업의 기틀이 된 해외 시장 방문 자체가 또 다른 도전을 암시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의 조기 복귀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출국 직전 박 부회장이 산업은행을 찾아 돌연 사퇴로 인한 사과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일부 채권단이 협약채권의 신디케이트론(은행공동대출) 전환을 위한 선결 조건으로 박 부회장의 경영 복귀를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역시 합의사항은 아니지만 박 부회장의 경영 복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 경영 복귀를 요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직원들 역시 박 부회장이 없으면 구심점이 흔들릴 수 있고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된다며 사퇴번복을 희망하고 있다. 지난 4년 8개월 동안 회사의 기업개선작업을 진두지휘한 박 부회장이 사퇴라는 초강경수를 접고 애증이 섞여 있는 팬택으로 복귀하는데 자신만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셈이다. 그는 이번 기업구조개선작업을 진두지휘하는 동안 안철수, 윤석금 등과 함께 재벌이 지배하는 시장에서 성공신화를 만든 기적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그가 미국에서 어떤 결정을 할 지 팬택은 물론 국민들이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명진규 기자 ae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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