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크라프칙 현대차 미국판매 법인장.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미국 포드 자동차가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존 크라프칙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장(사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앨런 멀랠리 현 대표가 2년 내 은퇴할 예정인 가운데 포드가 차기 대표 후보를 폭넓게 고민하고 있다"면서 2명의 내부 인사와 2명의 외부 인사 등 총 4명의 유력 후보를 언급했다. 내부 인사로는 마크 필드 포드 부사장과 조이 힌리치 포드 아시아 지역 대표가 거론됐으며 외부 인사로는 존 크라프칙 HMA 대표와 필 마턴스 노벨리스 대표를 지목했다.세계 최대 알루미늄 압연제품 생산업체인 노벨리스를 이끌고 있는 필 마턴스 대표는 1987년부터 2005년까지 포드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존 크라프칙 대표도 90년대 포드에서 경력을 쌓아오다가 2004년 현대차에 합류했다. 전직이냐 현직이냐만 다를 뿐 4명의 후보 모두가 포드와 인연이 있는 인물들이다. 특히 존 크라프칙 법인장이 포드 차기 CEO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현대차로서는 거슬리는 대목이다. 존 크라프칙 법인장은 현대차에 합류한지 4년만인 2008년에 법인장에 올라 현대차의 성장을 견인해왔다. 지난 2009년에는 자동차를 구입한 후 1년내 사고나 실직, 파산 등의 이유로 자동차 할부금 납부가 어려운 소비자들에게 차량 가격을 환불해주는 '퇴직 보호 프로그램'을 도입해 화제를 낳았다. 이어 차량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의 집으로 시승차를 보내 직접 체험해본 뒤 구매를 결정토록 하는 발레 프로그램도 시도하는 등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혁신을 주도해왔다.여기에 쏘나타와 엘란트라 등이 인기를 모으면서 현대차의 미국 내 점유율도 상승세를 탔다. 2008년 40만1702대이던 판매량은 2009년 43만5064대로 늘어난데 이어 2010년에는 53만8228대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도 2008년 3%에서 2010년 4.6%로 성장했다. 올해는 6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현대차그룹 내부에서도 크라프칙 법인장의 위상은 높은 편이다. 그룹 관계자는 "미국이 전략적 시장이기도 하지만 크라프칙 법인장 부임 이후 현대차의 성장이 가속화된 것을 고려하면 크라프칙 법인장에 대한 그룹의 기대가 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런 그가 경쟁사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것에 대해 그룹측은 "그쪽(포드)의 일방적인 희망일 것"이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하지만 현대차 미국 공략의 선봉에 선 인물에 대한 경쟁사의 러브콜은 그 자체로 파장이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드가 크라프칙 법인장을 차기 대표 후보 중 한명으로 고려하는 것은 크라프칙 개인 능력에 대한 신뢰와 함께 현대차를 견제하려는 전략이 숨겨져 있다"며 "포드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큰 파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이정일 기자 jay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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