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재혁자유기고가
편집. 이지혜
도요타 자동차와 도쿄가스는 츠마부키 사토시의 소년스러움을 활용했지만 그가 표현하는 연기의 깊이는 예전과는 다르다.
츠마부키 사토시는 영원한 소년이었다. 영화 <워터 보이즈>에서 그는 꿈과 현실 사이에서 주저하는 청춘이었다. 세월이 흘러도 그 인상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그는 수차례 학생이었고(영화 <안녕, 쿠로>, <식스티 나인>, 드라마 <오렌지 데이즈>), 교사가 돼서도 아이들 편에 있었다(영화 <P짱은 내 친구>). 그리고 2010년. 츠마부키 사토시가 좀처럼 내보이지 않던 어둠을 연기했다. 이상일 감독의 <악인>에서 그가 들춰 낸 삶의 질곡은 소년의 실패한 하루 정도와는 비교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었다. 하정우와 함께 연기한 <보트>, 일본 열도의 미래를 어깨에 졌던 <블레임: 인류멸망 2011> 등 서서히 성인식도 치렀다. 하지만 그의 얼굴 속 앳된 기색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도쿄가스의 CM은 츠마부키 사토시의 어린 구석을 잘 활용한 작품이다. 이 CM에서 츠마부키 사토시는 줄곧 이해불능의 상황에 놓인다. 그의 집에 갑작스레 알라딘이 나타나고, 한 무리의 관광객이 쳐들어온다. 엉뚱한 상황과 마주한 츠마부키 사토시는 어김없이 철부지 소년의 얼굴을 한다. 배우에게 세월은 잣대다. 한 때 청춘이었던 배우도 나이와 함께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해간다. 몇몇 작품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때도 있고, 연기와는 다른 배우의 사생활이 그 역할을 대신할 때도 있다. 츠마부키 사토시 역시 데뷔하고 13년 세월의 옷을 입었다. 똑같이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어도 이제는 이전과 다른 잔영이 남는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새로운 세상에서 두리번거린다. 엉뚱한 별세계 속에서 빛난다. 도요타자동차 CM의 <도라에몽>이랄지, 벽장에서 오다 노부나가가 튀어 나오는 도쿄가스 CM에서 그는 호기심 가득한 소년의 눈을 한다. 세월의 두께를 무시하는 천진함을 내비친다. 처음엔 그저 동안이라고 생각했고, 시간의 무게와 함께 그도 아저씨가 될 거라 생각했다. 보통의 젊은 배우는 청춘, 멜로와 함께 성장하고 현실과 부딪히며 어른이 된다. 하지만 그는 어른이 된 뒤에도 소년의 모습을 잃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만화 속 세계에 빠져들고, 그 안에서 빛을 발한다. 이건 동안, 노안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츠마부키 사토시란 배우의 한 부위에 가깝다. 우리가 긴 오해를 한 것 같다. 그에게서 소년은 애초에 추억할 거리가 아니었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정재혁 자유기고가 10 아시아 편집. 이지혜 seven@<ⓒ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