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상준 기자의 CINEMASCOPE - '완벽한 파트너'

[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바야흐로 충무로는 연상녀ㆍ연하남 세상이다. 두 편의 개봉작, 요컨대 장근석ㆍ김하늘 주연의 송중기ㆍ한예슬 주연의 '티끌모아 로맨스'는 기본 설정과 내러티브, 영화적인 느낌은 달라도 모두 나이 많은 여자와 나이 어린 남자 구도의 로맨틱 코미디다. 실제 세상에서도 나이 많은 남자와 나이 어린 여자 구도의 연애는 일반적이고 진부한 것으로 치부되며, 경제력을 갖춘 커리어 우먼이 근사한 나이 어린 남자와 짝을 이루는 행태가 최신 연애 트렌드가 된 것은 꽤 오래된 일이다. 물론 경제적인 것만 한정 지을 수는 없다. 개인의 취향이나 특정한 상황 등 여러 변수들이 많이 작용하는 것이 연애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번 주말 연상녀, 연하남 영화가 두 편 더 개봉됐다. 정석원ㆍ장서희 주연의 '사물의 비밀'과 '진짜사나이' '구미호'의 박헌수 감독이 연출을 맡은 '완벽한 파트너'가 바로 그 영화들이다. '너는 펫'과 '티끌모아 로맨스'가 남녀의 성적인 긴장감을 어느 정도 거세시킨 '달달'한 느낌의 로맨틱 코미디라면, '사물의 비밀'과 '완벽한 파트너'는 대놓고 성적인 욕망을 텍스트화하는 '후끈'한 로맨틱 코미디다. 이 중 '완벽한 파트너'는 '동상동몽 同床同夢'의 네 남녀가 벌이는 질펀한 섹스 좌충우돌기를 통해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가치를 설파한다. 7년째 슬럼프에 빠져 있던 유명 시나리오 작가 준석(김영호 분)과 국내 최고 요리 연구가 희숙(김혜선)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20년 이상 연하 제자들과 비밀스러운 연애를 감행한다. 이들의 머리 속에 놀라운 영감이 봇물 터지듯 떠오르는 것은 바로 이때부터다.사실 '완벽한 파트너'는 ''섹스 코미디' 쪽에 가깝다. 영화 러닝 타임의 대부분이 '후끈'한 살색으로 채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호, 김혜선, 김산호 등 출연 배우들은 말 그대로 온 몸을 내던져 연기하며, 오마주(homage, 존경)의 의미로 사용된듯한 '나인 하프 위크' '졸업' 등 고전 영화들의 명 장면은 유쾌하다. 하지만 장점은 딱 거기까지다. 정사 장면을 빼면 '완벽한 파트너'는 캐릭터의 감정과 관계의 변화 등을 설명하는 최소한의 장치도 부재한 '태작(怠作)'이다. 정사 장면도 칭찬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극 맥락과 관련이 없으며, 결정적으로 성적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정사 장면은 서커스 '아크로바틱'보다도 못하다. 태상준 기자 birdca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문화부 태상준 기자 birdcage@ⓒ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