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포럼]인재는 '열정'이 키운다

지난달 세상을 떠난 정보기술(IT) 거장 스티브 잡스로 인해 우리는 한 사람의 혁신적인 삶이 우리 모두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한 사람의 세계에 대한 영향력이란 것은 고대로부터 지속되어 온 것이지만 글로벌 시대인 오늘날의 우리에게 이와 같은 사실이 가까이에서 목격되고 영향을 미친 적은 없을 것이다. 1976년 애플을 창업하며 PC 대중화를 이끌었으나 약 10년 후 자신이 영입한 최고경영자(CEO)에 의해 애플에서 퇴출, 이에 굴하지 않고 다시 컴퓨터 개발사 넥스트와 컴퓨터그래픽 영화사 픽사를 설립해 성공, 또다시 10년 후인 1996년 경영난을 겪고 있는 애플에 복귀해 2001년 아이팟, 2008년 아이폰, 2010년 아이패드를 잇따라 성공시킨 스티브 잡스. 그는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며 우리 삶의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 PC 그리고 포스트PC 시대를 열어 나가며 인류의 라이프스타일에 혁신을 가져온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우리가 매일 누리고 있는 그 매력적인 IT 작품들을 통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눈길을 끌었지만 그에 못지않게 화려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프레젠테이션과 스피치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켰고 반짝이는 일화와 어록을 남겼다. 단편적으로 인용된 그의 말들과 일화들을 보면 그가 복잡함보다는 단순함을, 기성 사고에 따르는 충성보다는 사고의 전환을, 삶과 우주 속에 펼쳐지고 스며 있는 창조성을 감지하는 천재성을, 감성의 디테일을 만족시키기까지 쉬지 않는 완벽성을 추구했던 사람이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그의 이와 같은 내면의 가치와 속성이 흘러들어 그의 IT 작품들이 이 세상에 나오게 되고 소개되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스티브 잡스라는 인재를 이끌어 나갔던 최고의 동력은 '열정'과 열정이 일깨워 준 '통찰력'이었다고 생각된다. 잡스 스스로가 "오늘밤 잠자리에 들 때 '오늘 굉장한 일을 해냈지'라고 말하는 게 중요하다" "스테이 헝그리. 스테이 풀리시(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말들을 통해 자신의 식지 않는 열정을 드러낸 바 있다. 오늘날 우리가 필요로 하고 우리가 환영하며 받아들일 수 있는 과학적, 공학적 혁신은 창의성, 감성 그리고 개성과 공존하는 글로벌 마인드와 문화의식을 담아야 한다. 그리고 이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동력은 바로 스티브 잡스가 가졌었던 그 열정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열정은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과학적 마인드 속에 넘쳐야 한다. 시대가 필요로 하는 과학적, 공학적 혁신의 특성이 더욱 이를 강조하고 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과학 역사의 혁신과 오늘날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업적들을 돌이켜볼 때 그것의 주역이었던 인재들은 한결같이 아침에 깨어나면서 그리고 잠자리에서까지도 그들 삶의 역동으로서의 과학과 공학을 누렸던 사람들이었음을 새삼 발견할 수 있다. 우리 과학ㆍ교육계는 오랜 기간 '인재 양성'이라는 숙원을 지속적으로 가다듬어 왔다. 자원이 부족하고 조그만 국가에서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발전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을 담당해왔던 과학ㆍ교육계의 선배 및 스승들과 온 국민이 그 중요성에 대한 지혜를 일찍이 터득해 온 것이다.  교육, 특히 과학교육에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는 우리 세대가 소중한 차세대 인재들이 성장해 나가는 데 참된 조력자가 되기 위해서는 그들의 진정한 열정을 발견하고 지원하고 격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라 생각된다. 행복하고, 또 세계를 행복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과학 인재가 탄생할 수 있는 요람이 우리 가정과 나라 안에 건강하게 형성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이미정 이화여자대학교 컴퓨터공학 교수<ⓒ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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