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광장 열어젖힐까

닭장차들 물러서···시민들 들어오세요

[아시아경제 박은희 기자, 조유진 기자]'서울광장'에 대한 서울 시민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툭하면 진입이 봉쇄돼 갈등과 상처의 상징처럼 남아있던 이 공간이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이후에는 진정한 시민의 소유물로 거듭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박 시장이 지난 주말 "역사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시정을 펼치겠다"고 밝히면서 이런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 29일 오후 2시 서대문독립공원에서 열린 '서대문 독립민주페스티벌'에 참석해 "우리나라 근현대사 아픔이 독립문에 오롯이 기록돼 있다"며 "서울시부터 역사의 뿌리를 되찾고 여러분의 희생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의 상처를 보듬겠다는 포부는 지난 5년간 숱한 갈등과 아픔을 남긴 '서울광장'운영에 대한 변화의지를 엿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광장은 지난 2007년 3월 열린 한미FTA반대집회부터 광장 사용이 금지되기 시작해 '닫힌 광장'이라는 오명을 썼다.  2008년 폭발적으로 일어났던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때도 서울광장은 열리지 않았다. 2009년 5월 촛불집회 1주년을 맞아 집회를 벌이던 시민들이 경찰에 가로막히자 서울광장에서 열리고 있던 '2009 하이서울 페스티벌' 행사 무대를 점거해 시민 69명이 불법 집회시위를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는 등 모두 112명이 연행되는 사건도 있었다.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일인 2009년 5월 23일부터 서울광장은 경찰차로 둘러싸여 통행이 제한됐다. 시민들의 항의에 경찰은 "정치적 집회나 폭력 집회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며 서울광장을 개방하지 않다가 결국 서거 7일째인 28일과 29일에 서울광장이 잠시 열렸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가 끝난 오후 3시20분부터 다시 광장을 봉쇄하기 시작하면서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과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지난 27일 취임한 박 시장은 취임 이후 곧바로 상처받은 서울광장의 제 기능을 되찾아주겠다고 나섰고, 시민과 누리꾼들은 기대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광장이 상징하는 역사적 상처가 서울광장이 열림으로써 아물 수 있을 것이란 것이다. 시민들은 민주주의의 상징인 광장이 돌아온다며 반기는 분위기이다. 박 시장이 취임한 뒤 첫 주말이었던 29일, 서울광장에서 만난 이모씨는 "서울광장은 서울시민의 모임의 공간"이라며 "이제서야 주인에게 돌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조모씨는 "그 동안 서울광장 주변을 전경버스가 둘러싸고 시민의 출입을 차단하는 광경을 자주 목격했다"며 "광장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현안이 생길 때마다 시민들이 모이는 곳으로 누구에게나 열려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서울광장 개방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아이디 'book***'을 쓰는 누리꾼은 "광장을 폐쇄하는 차단의 정치, 광장을 개방만 하는 개념의 정치, 그리고 광장에 고함을 치러 올 필요가 없는 정의롭고 평화로운 돌봄의 정치, 이렇게 세 종류의 광장 정치가 있는데 이중에서 우리는 세 번째를 전혀 알지 못한다"며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온라인 상에서는 내년에 열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식을 서울광장에서 하자는 의견과 한미 FTA 관련 집회를 열자는 의견 등 다양한 의견도 제기됐다. 박은희 기자 lomoreal@조유진 기자 tin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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