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걸출한 용병도 화려한 스타플레이어도 없었다. 흡사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과 같았다. 까까머리 청년들은 그렇게 그들만의 플레이로 코트를 휘저었다. 초청팀 자격으로 매년 V리그에 참가하는 상무신협 얘기다. 상무가 25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1-2012 V리그 남자부 홈 개막경기서 대한항공에 세트스코어 2-3 (19-25 28-26 25-23 23-25 12-15)으로 석패했다. 상무는 두 시즌 연속 개막전서 프로팀들을 꺾는 반란을 일으켰다. 2년 전 우리캐피탈을 3-2로 꺾으며 파란을 일으키더니 지난 시즌에는 디펜딩챔피언 삼성화재마저 3-2로 침몰시켰다. 세 번째 이변은 없었다. 그러나 더 이상 이변이라 할 수 없다. 상무는 43점을 올린 '괴물 용병' 마틴을 앞세운 대한항공을 맞아 끈질긴 정신력으로 버텼다. 첫 세트를 허무하게 내주며 무너지는 듯 했지만 이내 매 세트마다 한 점차 승부를 펼치며 상대를 당황시켰다. 마지막 세트서 체력과 높이에서 밀리며 아쉬운 패배를 당했지만 상무는 분명 깊은 인상을 남겼다. 최삼환 상무 감독은 경기 후 "결국 용병 때문에 졌다. 후반부 체력이 떨어져 블로킹 높이를 감당하지 못했다"며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했는데 정말 아깝다"고 탄식을 내뱉었다. 이어 "높이고 안 되고 체력이나 정신력으로 버텨야 한다"며 "앉아서 비만 맞고 있을 수는 없지 않냐"고 했다.올 시즌 바뀐 차등 승점제로 승점 1점을 얻었지만 최 감독은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짧지만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최 감독은 "우리는 승점보다 멋진 경기로 프로팀들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드는 게 목표다. 빠르고 활기찬 플레이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팬들도 분명 좋아 할 것이다"며 "전력상 안 되는데 꼭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치를 수는 없다"고 밝혔다.최삼환 감독은 그러면서도 "우리팀 선수는 대부분 드래프트 4순위 이하나 연습생 출신이다. 이런 선수들이 똘똘 뭉쳐 열심히 한다면 배구계도 긍정적인 일 아니냐"며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최 감독의 말처럼 전력에서 밀리지만 상무는 분명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줬다. 이런 그들이 프로팀에는 분명 부담스럽다. 이겨야 본전, 지면 1패 이상의 치명타가 된다. 상무가 당당하게 프로팀을 상대할 수 있는 이유다. 올 시즌 그들의 이유 있는 반란이 배구 팬들에게 어떤 흥미를 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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