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한 소셜커머스 시장의 거품이 꺼지고 있다. 업계 1위 티켓몬스터가 지난 8월 미국 업체 리빙소셜에 팔린 데 이어 최근 '빅4' 중 하나인 위메이크프라이스가 직원의 40%를 감축했다. 이달 중순 공정거래위원회는 할인율을 과장하거나 짝퉁상품을 파는 등 문제가 많다며 소비자피해 주의보를 발령했다. 자체 구조조정과 함께 외부로부터 가격과 품질을 의심받는 안팎의 위기에 처한 것이다. 소셜커머스는 페이스북ㆍ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공동구매할 사람을 모으는 데서 출발했다. SNS를 이용한 추천자가 누군지 안다는 게 장점이다. 기업으로선 SNS 입소문 마케팅으로 광고비를 줄이며 상품 할인율을 높여 구매를 촉진할 수 있고 소비자는 싸게 구입할 수 있어 이득이다.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의 거품은 이런 '소셜'을 버린 데서 비롯됐다. 입소문과 SNS를 통한 본연의 마케팅보다 온ㆍ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연예인을 모델로 등장시켜 광고 공세를 폈다. 업계 빅3가 100대 광고주 안에 이름을 올릴 정도였다. 한 업체는 현금 10억원을 경품으로 지급하는 이벤트까지 벌였다. 그 결과 고객은 많이 끌어들였지만 서비스의 질은 떨어졌다. 겉으론 첨단 정보기술(IT) 기업처럼 보였지만 속내는 과당출혈 경쟁을 벌이는 오프라인 영업회사와 다름없었다. 거품 붕괴는 한국뿐만이 아니다. 업계 리더 그루폰의 증시 상장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제동을 걸었다. 거래액을 매출로 잡아온 회계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수수료만 잡도록 하자 지난해 매출이 7억1340만달러에서 3억1290만달러로 뚝 떨어졌다. 티켓몬스터의 모기업 리빙소셜의 8월 방문자 수(181만명)는 6월의 절반으로 급감했다. 500여 업체가 난립한 국내에선 재무정보는커녕 고작 어떤 상품이 많이 팔리는지만 제공하는 데 그칠 뿐이다. 미국에서 공부한 20ㆍ30대가 주도한 국내 소셜커머스는 유통시장을 흔들면서 새로운 벤처모델로 각광받았다. 소셜커머스 업계의 몰락은 10년 전 닷컴버블을 연상시킨다. 벤처 꿈을 꾸는 청년들의 도전 정신과 창업 열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에는 본래 성격에 맞는 지역 기반의 입소문 마케팅에로의 복귀를, 소비자에게는 무조건 싼값에 현혹되지 않는 현명한 소비를 기대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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