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적 분야에서 ‘서울시 행정의 달인’으로 선정된 조규호 팀장, 매일 무료 가족관계등록사무 상담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출생 사망, 혼인 이혼, 개명 등 가족관계 발생과 변동을 신고하는 가족관계등록사무. 간단해 보이지만 국제화(이중국적, 해외결혼)와 급격한 가족관계 변화(입양)로 난해한 민원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송파구 조규호 가족관계 팀장
난해한 가족관계 문제로 법률 상담을 받거나 소송을 제기해 권리를 찾으려면 재정적 부담도 크고 시간도 많이 든다. 이런 고민에 빠진 분들에게 송파구청 가족관계등록 전문상담실 문을 두드릴 것을 권한다. ◆“호적에 대해서는 척척박사, 조규호 송파구 가족관계등록팀장” 가족관계등록에 관한 상담은 대부분 지자체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하루 평균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을 정도로 이용이 높은 곳은 전국에서 송파구가 유일하다. 그 이유는 전국에 명성이 높은 ‘호적박사’ 조규호 가족관계등록팀장이 있기 때문이다.1979년 마천동사무소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하며 호적업무에 재미를 붙인 조 팀장은 퇴근 후에도 관련 서적을 수집, 탐독하며 지금까지 30년 넘게 호적에 빠져 살았다.구도 그의 열정과 전문성을 인정했다. 구 인사 원칙상 한 부서에서 3년을 근무하면 다른 곳으로 가야하지만 조 팀장의 경우 1994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2002년 한 해만 제외) 민원여권과에서 가족관계등록사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1996년부터는 민원여권과 한 켠에 가족관계등록 전문상담실을 설치해 민원을 볼 수 있도록 안배했다.그 결과 ▲서울시 교육원 직원 교육 ▲서울시 다산콜센터 상담원 교육 ▲국민고충처리위원회 행정문화 분과 자문위원 위촉,활동 ▲2005년 대법원장 표창 수상 그리고 지난해는 서울시로부터 ‘행정의 달인상’ 최우수상을 받았다. 명실 공히 ‘호적박사’로 인정받은 것이다. ◆가족관계 소송 대부분, 소장(訴狀) 절차만 알려줘도 해결돼 가족관계 문제 상담을 위해 송파구로 민원인들이 몰리는 이유는 구청에 호적박사가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조규호 팀장이 가족관계 상담을 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법률사무소를 가지 않아도 될 정도로 조규호 팀장에게서 자세하고 친절한 해답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다른 지자체에서 상담을 받다보면 “법원에 가서 안내 받으세요”라는 말로 상담 종결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가족관계등록 사무라는 것이 등록신고 종류만 44종이고, 실제사건에 적용되는 법규는 100여종이 넘을 뿐더러 국제사건 증가로 갈수록 복잡해져서 공무원이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가족관계등록 관련한 소송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소송과 달리 소 제기 절차와 소장 작성 방법만 알려줘도 해결할 수 있는 비송사건(소송절차에 의하지 않고 보다 간이하고 탄력적인 절차로 처리하는 사건. 쉽게 말해 원고 , 피고가 없는 소송)이 많다. 이 말은 민원인이 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안내만 해주면 간단히 민원을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이다. 조규호 팀장은 17년 넘게 민원인들에게 소송에 관한 제반사항을 자세히 알려줘 전국적인 호적박사가 됐다. ◆절에서 수도중인 여자스님에게 갑자기 자식이 생긴 황당한 사건 한 번은 20대 후반의 여자 스님이 상담실을 찾았다. 시골에서 수도 중 사찰에 호적등본을 제출했는데 등본에 자신이 혼인을 했고 자(子)를 출생한 것으로 등록돼 있었다는 것이다. 무척 당황해 사실을 확인해보니 스님의 친언니가 초혼으로 위장한 채 재혼하기 위해서 스님의 호적을 이용한 것이었다. 내용을 설명했지만 사찰은 규정에 따라 승적을 박탈하려해 스님은 난처한 지경에 빠졌다.조규호 팀장은 가정법원에 혼인무효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소장 작성과 소명자료 준비 등 제반 절차를 안내해 주었다. 스님은 호적에서 허위의 혼인 기재를 말소하고 언니 아들이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는 ‘친생자(親生子) 관계부존재 확인판결’을 받아 정리했다. 조규호 팀장 덕분에 스님은 사찰에서 수도 정진할 수 있게 됐다.올 초에는 교도소 복역중인 죄수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내용은 이혼 후 교도소에 들어간 어떤 남자가 아내에게 뺏긴 아들의 친권을 찾아오는 방법을 묻는 것이었다. 조 팀장은 친권을 회복하는 방법과 소송절차 등을 알려주었고 결국 그 남자는 친권을 찾았다. 그 뒤 남자는 평생 은혜를 잊지 않겠다는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17년 넘게 조규혼 팀장은 수천 건의 입양, 등록부 정정, 국제결혼, 개명 등 특이하고 복잡한 가족관계등록사무에 대해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해결해왔다. ◆“가족관계등록사무요? 평생을 함께 할 친구죠” 앞으로 조규호 팀장은 그간 수집,연구해놓은 국내 여러 기관에서 처리되는 다양하고 새로운 국제사례와 복잡한 가족관계 사건(입양, 등록부 정정 등)에 관련된 1000여종 사건들을 바탕으로 사례집을 만들 계획이다. “내년이 정년인데 공직생활이 끝나도 관련된 일을 평생할 생각입니다. 가족관계등록사무는 인생을 함께 할 친구죠. 계속 연구하고 공부해 나갈 생각입니다” 30여 년간의 공무원 생활을 오로지 ‘가족관계등록’ 이란 외길만 걸어온 조규호 팀장. 사람들은 그를 달인(達人)이라고 부른다.박종일 기자 dre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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