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짓고, 고속도로 뚫고… 아시아 건축시장 휩쓴다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지난 11일 쌍용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최초로 아프리카 적도기니에 진출했다. 910억원 규모의 대통령 영빈관을 짓는 공사로 비교적 소규모에 속한다. 하지만 이번 사업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주력시장인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베트남, 서남아시아, 중동에 이어 새로운 사업기반을 마련한 이유에서다. 이번 수주에는 오비앙 적도기니 대통령의 신뢰가 크게 작용했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등을 통해 입증된 고급건축 시공능력을 인정받은 셈이다.◇고난이도·고부가가치에 집중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 쌍용건설
1977년 창립 이후 쌍용건설은 동남아시아와 중동, 서남아시아, 미국, 일본 등 19개국에서 총 138건의 공사를 수행했다. 금액만 84억달러 수준으로 1만3000여개 객실의 호텔과 8000여개 병상에 달하는 병원 시공실적도 보유하고 있다.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 기록도 갖고 있다. 1980년 싱가포르에 첫 진출해 세계 최고층 호텔인 73층 규모의 스위스호텔 더 스탬포드를 시공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일본, 괌, 두바이, 발리 등 세계적인 관광 명소에서 세계 최고급 호텔의 상징인 하얏트 계열 호텔 및 인터콘티넨탈 호텔을 완공했다.국내 건설업체들에게는 두바이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을 제공했다. 이름조차 생소하던 1990년대말 두바이에 진출해 3대 호텔 중 2곳인 305m의 주메이라 에미리트 타워 호텔과 두바이 그랜드 하얏트 호텔을 성공적으로 시공했다.최근에는 싱가포르에 첫 진출한 W호텔과 추가 발주된 리테일 샵인 ‘키사이드 아일’을 시공 중에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세계적인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한 ‘르 누벨 레지던스’와 ‘시티 레지던스’ 등 서비스드 아파트 공사를 수주했다.◇신시장 적극 공략최근 몇 년새 쌍용건설의 해외건설 실적을 살펴보면 고난이도·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2008년 11월에는 국내 건설사가 2008년 수주한 해외 토목공사 중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를 단독 수주해 시공 중에 있다. 싱가포르 ‘마리나 해안 고속도로 482공구’로 공사금액만 8200억원 규모다. 특히 최저가가 아닌 기술력을 바탕으로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디자인&빌드 방식으로 수주해 눈길을 끌었다. 1m당 소요되는 공사비가 약 8억2000만원으로 사업의 난이도를 가늠할 수 있다.해외 플랜트의 경우 1980년대 초 사우디아라비아 우나이자 우수하수 처리시설을 시작으로 이란 하르그 원유 저장탱크, 카란지 가스 주입시설, 인도네시아 수랄라야 화력발전소, 사우디 하디드 제철소 등 시공실적을 쌓아왔다. 2008년 3월 수주한 사우디 주베일 담수화 플랜트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담수 설비 시설로 평가받는다. 담수 생산 용량 1일 3만톤의 증발기 27대 규모로 250만명이 하루 동안 사용하는 수돗물과 맞먹는 수준이다.향후 쌍용건설은 신시장 개척에 더욱 주력하기로 했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은 “사우디, 쿠웨이트, UAE 등 중동지역과 아프리카, 괌 등 초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증대하고 있는 지역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며 “빠른 시간에 급성장하고 있는 BIM, LEED, 저탄소, 수처리 환경사업 등을 포함한 그린 컨스트럭션 분야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10월11일 쌍용건설은 아프리카 적도기니에서 대통령 영빈관을 짓는 공사를 수주했다. / 쌍용건설
배경환 기자 khba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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