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중 111p 폭락..장 후반 연기금 매수에 낙폭 줄여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연휴 후유증은 생각보다 지독했다. 국내 증시가 개천절 연휴로 쉬어가는 동안 글로벌 주식시장에는 세계 경기침체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고, 이로 인해 4일 코스피에는 그간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영향이 한 번에 반영됐다. 그리스 정부는 현지시간으로 2일 새 긴축안 발표를 통해 "경기는 예상보다 둔화되고 재정적자 비율은 당초 목표치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시장에서는 그리스에 대한 6차 자금 지원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졌다. 지난 주 말에는 미국과 중국, 독일 등에서 발표된 지표가 동반 부진을 기록하면서 세계경제 둔화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높아졌다.이날 코스피는 1683.94로 개장, 단숨에 1700선을 밑돈 후 낙폭을 키웠다. 이날 오전 9시6분 코스피 시장에는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시키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후 외국인과 기관이 '팔자' 강도를 키우면서 코스피는 장 중 저가를 1658선까지 내렸다. '원투펀치'를 맞은 증시는 장 중 111포인트 이상 내리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러나 장 초반부터 꾸준히 '사자' 강도를 높여온 개인과 오후 들어 매수세를 키운 연기금의 방어로 장 후반 코스피는 1700선을 회복하는 데는 성공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63.46포인트(3.59%) 내린 1706.19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2억9670주(이하 잠정치), 거래대금은 6조59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65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6거래일 만의 '사자' 복귀다. 매수세는 낙폭이 커 저가매력이 부각됐던 화학(2601억원)과 운송장비(1078억원) 업종 등에 몰렸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560억원, 1970억원어치를 팔았다. 5거래일 만에 '팔자'로 돌아선 외국인은 전기전자와 운송장비를 각각 1622억원, 1309억원어치씩 팔았다. 기관의 경우 투신에서 2754억원 가량 매도 공세를 펼쳤고 보험과 사모펀드도 각각 776억원, 889억원어치씩을 팔았다. 그러나 장 후반 '사자' 강도를 높였던 기금은 이날 241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기관은 전반적으로 장 후반 '팔자'세를 약화시켰다. 프로그램으로는 차익 2101억원 순매도, 비차익 659억원 순매수로 총 1441억원어치의 매도 물량이 나왔다. 주요 업종들은 대부분 급락을 면치 못했다. 건설업과 화학은 각각 7.54%, 6.32% 폭락했다. 철강금속, 기계, 의료정밀은 5% 이상 내렸다. 섬유의복, 운수창고, 은행, 증권 등은 4% 이상 빠졌다. 이날 전거래일보다 오른 업종은 음식료품(0.63%) 하나였다. 전기전자도 개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에 장 후반 낙폭을 줄여 1.82% 하락에 그쳤다.시가총액 상위주들 가운데서는 LG화학(-8.41%), SK이노베이션(-9.86%), S-Oil(-10.57%) 등 정유·화학주들의 폭락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1.43%)를 비롯해 현대차(-2.84%), 현대모비스(-3.66%), 포스코(-4.99%), 기아차(-3.76%), 현대중공업(-4.98%), 신한지주(-5.95%), 삼성생명(-1.65%), KB금융(-3.10%), 한국전력(-1.90%), 하이닉스(-3.04%), SK텔레콤(-0.67%) 등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9종목 상한가를 비롯해 97종목 만이 올랐다. 2종목 하한가를 포함한 786종목은 내림세를 보였다. 23종목은 보합. 코스닥도 낙폭이 컸지만 장 후반 소폭 만회하는 그림을 그렸다. 5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한 코스닥은 전거래일보다 13.53포인트(3.01%) 내린 436.13을 기록했다.원·달러 환율 역시 1200원선을 돌파, 장 중 1207원선을 웃돌기도 했으나 장 후반 들어 진정세를 나타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5.90원 올라 1194.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유리 기자 yr6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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