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국민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민주당 대표 손학규입니다. 추석명절, 잘 보내셨지요?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서민경제 때문에 추석이 여유롭지는 못하셨을겁니다만, 그래도 가족이 함께 모여앉아 정을 나누는 좋은 시간을 갖으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이 좋은 날,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는 우리의 많은 이웃을 생각하면서, 우리 국민 모두 행복한 명절을 즐길 수 있는 나라를 만들자고 다짐합니다.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우리 국민들, 해방 이후, 6.25 전쟁 이후 폐허 속에서 경제를 일구며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가난을 극복하고 잘 살아보자고 우리 국민들 부단히도 열심히 일하고, 허리띠를 졸라가며 희생해 왔습니다. 나라가 잘 돼야 나도 산다고, 기업이 살아야 나도 산다고, 자기 권리도 포기하고 죽어라하고 일했습니다. 때로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자신은 퇴직하는 희생을 감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그런 희생이 보람을 잃는 사회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희생을 하면 희생을 하는 만큼 나중에 나와 이웃을 위해 일자리로, 소득으로, 미래의 희망으로 돌아올 것이 기대 되었는데, 지금은 그 희망과 기대가 없는 사회가 된 것입니다. 한번 밀려나면 끝인 사회가 되었습니다. 힘 있는 자가 짓밟으면 약자는 영원히 다시 일어설 수 없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 이제 바뀌어야 합니다. 대기업, 재벌이 중소기업이나 골목상인 몫까지 빼앗아 이들을 거리로 내몰지 않게 서로서로 배려하는 사회, 어려운 사람을 서로 서로 지탱해서 재기할 수 있도록 더불어 사는 사회, 이것이 제가 말하는 정의로운 복지사회입니다. 정의로운 복지사회는 서로 돕고 채워주는 조화로운 사회입니다. 함께 잘 사는 공동체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이 최고의 가치로 자리 잡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노동의 가치를 중시하는 사회를 모색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고용정책의 전환입니다. 저는 얼마 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비정규직의 고통을 해결하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함께 사는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실현하여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 학력과 성에 따른 차별을 없애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차별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저 손학규와 민주당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고, 비정규직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선진국형 산업별 노사관계를 반드시 정착시킬 것입니다.사랑하는 국민여러분, 살기 좋고, 정의로운 복지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우리 삶의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그동안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그저 일만 열심히 하자는 생각에, 밤낮 없이 일에 사로잡혀 살아왔습니다. 늦은 퇴근과 과로로 인해, 자신의 건강은 물론 가족의 삶조차 그늘져 있었습니다. 그 배경에는 물론 시장만능주의와 승자독식 사회가 낳은 ‘과열 경쟁’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 우리 삶은 어떻게 됐습니까? 행복해졌습니까?이제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노동자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 손학규는 이제 바꿔보자고 주장합니다.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어보자고 주장합니다. 김대중 정부가 시작한 주5일 근무제가 마침내 올해 완성되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그러나 주5일 근무제에도 연평균 실근로시간은 아직도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대한민국 가족들에게 저녁을 돌려드리겠다”는 저의 주장에 걱정부터 하시는 분들도 있으실 것입니다. “그렇게 못해서 안하는 게 아니다”고 반론을 제기하시는 분들도 있으실 것입니다. “일을 줄인다면 임금이 줄어들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으실 것입니다. 실제 주5일 근무제를 할 때 몇몇 사람들이 나라경제 망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주5일제 일하고도 기업들 망하지 않았습니다. 일하는 근로자들도 더 열심히 일했고, 더 좋은 아이디어를 더 많이 만들어 냈습니다. 21세기 세계경제에서 일하는 시간이 더 많아진다고 회사경영이 잘된다면, 그것은 이미 경쟁력 없는 기업입니다. 오히려 직장인들의 여유시간을 늘려 자기개발에 대한 투자를 하도록 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개인의 삶도 풍부해지고 창의력이 향상되어 생산서도 높아집니다. 또 서민과 중산층들이 더 많은 시간을 가지고 가족들과 활동한다면 우리 동네 상권 사정, 다시 말해 내수경제는 더 좋아질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노동시간을 선진국 평균 수준으로 줄이고 그만큼 고용을 늘린다면, 선진국 수준인 70% 이상의 고용률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또, 노동시간을 줄여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초과근로시간 단축문제입니다. 야근을 말합니다. 야근을 제한하는 정시 퇴근제, 여름휴가를 2주일로 늘리는 등의 집중휴가제로 실근로 시간을 줄인다면, 일자리와 삶의 질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거머쥘 수 있습니다. 서유럽 같은 살기 좋은 복지국가가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저녁이 있는 삶’은 복지국가의 출발입니다. 노동시간을 줄여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내 자신과 가족이 함께 행복하고 여유로운 삶을 보낼 수 있는, 그야말로 우리가 꿈꾸던 삶입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추석연휴가 끝나고 우리는 지금 일터에 앉아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땀 흘리며, 청춘을 바쳐가며,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이룩한 산업화와 민주화를 지렛대 삼아 ‘차별없는 민생복지’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것은 역사와 우리 선조들이 지금 우리에게 내린 명령입니다. 그 길이 결코 쉬운 길은 아닙니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길이 처음부터 만들어진 것이 아니듯, 누군가 앞장서서 걷고 또 뒤따라 걸으면, 길이 되는 법입니다. 저 손학규와 우리 민주당이 앞장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달중 기자 da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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