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여성은 유연하고 능력이 있는 만큼 경쟁에서 이길 수 있고 이겨야 한다며 여성임원들에게 사장까지 해 역량을 마음껏 펼치라고 당부했다.
이건희 회장
이 회장은 23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여성임원들과 오찬을 가져 여성직장인들의 애로를 직접 청취하고 이같이 격려했다. 또 이 자리에는 이 회장의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배석했다.이 회장과 오찬을 함께 한 여성임원은 삼성그룹 전체 34명 중 업계를 대표할 수 있는 최인아 제일기획 부사장, 삼성전자 심수옥 전무, 이영희 전무, 조은정 상무, 김유미 삼성SDI 전무, 윤심 삼성SDS 상무, 이재경 삼성증권 상무 총 7명이 선정됐다.여성임원들은 이 회장과의 오찬을 하면서 “여성인력은 출산과 육아의 힘든 시기만 넘기면 충분히 핵심인력, 경영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며 회사와 동료들의 배려 및 이해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이들은 이 회장에게 소소한 가정사와 회사생활의 어려움을 솔직히 토로했다.A임원은 “(제가)회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에 있고 가치있는 일을 하더라도 퇴근하면 아내이자 엄마, 며느리일 뿐”이라며 “승진이나 기념일에 자신이 얼마나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격려 편지 등을 가족들이 알려주면 좋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B임원은 “삼성은 자율출퇴근제와 재택근무제 등 출산과 육아에 유용한 제도를 많이 시행해 도움이 되고 있지만 이런 인프라도 자칫 여성에게 불이익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그는 “어떤 형태로 근무를 하든 업무성과를 내도록 노력해야 제도가 뿌리를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C임원은 임원이 된 후 여성 직원들의 롤모델이 돼야 했는데 정작 자신이 롤모델로 삼을 여성임원이 없어 남성 선배 임원을 멘토로 삼아 안정적으로 정착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소회했다.이에 대해 이 회장은 “솔직하게 자기가 가진 생각을 조리있게 말해줬다”며 “말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개성도 느꼈고 일을 잘 하고 있구나, 그리고 앞으로도 잘하겠구나하는 기대도 크다” 말했다.이어 그는 “모든 여성임원들의 말을 들어보니 다 똑같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유연하게 잘 이겨냈구나' 느껴진다”며 “역시 유연해야 직장생활에서 살아남는다”고 격려했다.특히 그는 “앞으로 여성임원들이 사장이 돼야 하고 그래야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이 날 오찬은 예상보다 길어져 오후 1시 40분까지 이어졌으며 ‘기념촬영을 같이 해달라”는 여성임원들의 요청에 이 회장이 응하기도 했다.박성호 기자 vicman1203@<ⓒ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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