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미국의 '더블딥(이중침체)' 우려에 남유럽 재정위기 이슈가 또다시 불거지며 세계 증시가 집중 포화를 맞았다. 코스피는 나흘간 228.56포인트(10.52%) 빠지며 공포에 빠진 투자심리를 그대로 드러냈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현 상황은 정상적인 범주를 벗어났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나흘간 기록한 단기낙폭은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 직후인 2008년 10월24일에서 27일까지 249.65포인트 빠진 이후로 가장 큰 수준이다. 미국 경제지표가 잇따라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면서 경기 우려가 증폭된 것인데, 사실 지표는 5월부터 나빠지기 시작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표에 대한 시장의 해석이 달라지고 있는 것은 시장 참여자들이 경제지표 그 자체보다는 정책의 힘 약화를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경기 둔화 국면에서의 재정 긴축은 경기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시장의 걱정"이라고 분석했다.미국은 10년 동안 2조4000억달러를 감축해야 하지만 감축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김 팀장은 정부가 당장은 돈을 더 쓰고 재정 긴축이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줄 수 있다면 상황 반전이 가능하다고 봤다. 글로벌 금융 시장이 급락하면서 공화당을 압박하고 있어 정책적 대응이 빨라질 수 있는 국면이라는 평가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고, 정치권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지 않은 이상 시장이 패닉 상황을 이어갈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부채한도 상향 과정에서 봐 왔듯, 미국 정치권은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는 상황을 자초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공황이나 패닉심리는 진정되는 시나리오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곽중보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애널리스트 역시 '글로벌 정책당국의 대책 마련'을 기대했다. 미국 연방준지제도이상회(FRB)의 유동성 공급뿐만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의 스페인·이탈리아 국채 직매입,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기금 확대 및 조기 채권 매입 허용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얘기다.김 팀장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익 추정치에 대한 신뢰도가 낮기는 하나 현재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배 초반까지 떨어졌다"며 "정책 변화 가능성에 기댄 반등을 기대해야 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곽 애널리스트도 PER이 9배 근처까지 내린 점에 주목했다. 그는 "시장에는 이보다 더 싼 종목들도 많다"며 "증시에서의 저평가는 장기 투자자들의 매수를 유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김유리 기자 yr6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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