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부품값 깎아 줍니다...단! 조건 맞아야'

삼성화재 고객만사고 차량만큇샵 제외 13곳 수리점에서만정밀 견적서 있어야만[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선제적으로 부품 가격 인하에 나섰지만 실질적인 혜택은 미미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고 차량 수리 시 부품에 대한 할인을 받기 위해 충족해야 하는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기 때문이다. 약 5개의 조건을 만족하더라도 차를 고칠 수 있는 서비스 센터가 전국적으로 13곳에 불과해 사실상 '눈 가리고 아웅' 격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실정이다.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한성자동차와 더클래스 효성 등 각 딜러사를 중심으로 공인 견적 시스템인 '아우다텍스' 도입을 준비 중이다. 현재 시스템을 구축하는 단계로, 이는 삼성화재와 최근 합의한 사고 차량 수리 가격 인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 중 하나다.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수입차 업계 최초로 시도하는 공인 견적 시스템을 통해 사고 차량의 모델별 부품 가격, 수리 시간, 수리 방법 등 정비와 관련한 표준 정보를 산정해야만 부품 할인을 받을 수 있다"며 "시스템 구축이 끝나간다"고 말했다.하지만 이에 대해 복수의 메르세데스-벤츠의 딜러사 측에서는 "본사에서 딜러와 합의를 끝내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시스템을 깔도록 강권했다"고 반박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어 관련 시스템 도입이 지연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문제는 이 같은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의 부품 가격이 최대 20% 할인되는 것처럼 알려졌으나 높은 할인율을 적용 받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조건을 만족해야만 한다.우선 삼성화재 고객이어야 하며 부품을 개별적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아닌 사고 차량을 수리할 때만 할인 혜택이 가능하다. 현재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을 구입할 때 삼성화재 보험에 가입하는 고객 수는 50% 상당인 것으로 전해졌다.또한 전국에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23개 서비스 센터 가운데 간단한 엔진 정비를 하는 '퀵 샵'을 모두 제외한 13곳에서 반드시 수리를 받아야만 한다. 그 전에 공인 견적 시스템이 구축된 딜러사를 통해 정밀한 견적을 뽑아야 하기도 하다.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당장 모든 고객에게 평균적으로 15% 부품 가격을 내린다는 뜻이 아니다"면서 "삼성화재를 이용하는 고객 중 사고가 난 차량에 한해 여러 조건을 충족할 땐 할인율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건이 맞을 땐 2차 수리가 불필요할 만큼의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벤츠의 부품 가격은 그동안 BMW나 아우디, 폭스바겐에 비해 최대 40% 가까이 높았다"면서 "인하 조치를 하더라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김혜원 기자 kimhy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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