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수시]자소서, 투박해도 진솔한 내 이야기 써야

임진택 경희대 입학사정관의 조언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임진택 경희대 입학사정관은 "요즘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고 하니 학생들이 스토리에만 지나치게 집착한다"며 "에피소드를 그저 나열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자소서를 쓸 때 다양한 에피소드를 활용하는 게 필요하지만 자기소개서 전체를 에피소드로만 채우면 안 된다는 것이다. 에피소드를 효과적으로 쓰려면 자소서의 적재적소에 배치해 '자신이 드러내고 싶은 내용'을 잘 보여주도록 구성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임진택 경희대 입학사정관

임 사정관은 "자신이 왜 이야기하는지 모른 채 늘어놓기만 하면 오히려 역효과"라며 "이야기만 잔뜩 풀어놓고 정작 무엇을 보여주려 하는지 알 수 없는 자소서가 생각보다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소서를 쭉 읽어봤을 때 '내가 누구인지' 한 두 줄의 카피로 요약할 수 있고, 각 에피소드가 이를 설득력 있게 뒷받침할 수 있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사정관의 머릿속에 한 두 문장으로 자신을 선명하게 각인시킬 수 있다면 성공한 것이다.  그는 '스토리텔링'이 강조되면서 자소서를 구어체로 쓰는 학생들도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마치 인터넷 채팅하듯이 자소서를 쓰는 경우가 의외로 많은데 문법도 틀리는 경우가 있다"며 "자소서는 문어체로 정갈하게, 형식을 갖춰서 쓰는 것이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어떤 자소서가 입학사정관들의 눈길을 끌게 될까. 임 사정관은 제일 먼저 '연계성'이 두드러지는 자소서를 꼽았다. 서류전형에 제출하는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 각각이 서로 다른 시각을 보여주는 동시에 하나로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중 자소서는 자신의 시각에서 학교생활을 설명하고,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추천서에는 제3자인 선생님의 관점이 담긴다. 임 사정관은 "학생의 자소서, 교사의 추천서, 그리고 학생부의 기록은 서로 보완적인 관계라 세 가지가 따로 놀아선 안 되고, 다양한 각도에서 학생 한 사람을 조망할 수 있도록 상호작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기준은 '진실성'이다. 임 사정관은 "진솔하다는 느낌을 주는 추천서들이 있다"며 몇 가지 예를 소개했다. 그 중 한가지는 약대에 진학해 약사ㆍ연구원이 되는 게 꿈인 학생의 자소서였다. 자소서에는 제약회사로 견학을 가고 싶었지만 회사 측에서 생산과정을 공개하지 않아 난관에 봉착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임 사정관은 "결국 그 학생은 견학을 갈 수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남다른 부분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친구 아버지가 제약회사에서 근무하는 덕분에 도움을 얻어 갈 수 있었다고 솔직하게 적은 것이다. 그는 "이런 사정에 대해서는 보통 자소서에 안 쓰기 마련"이라며 "그래서 솔직하다는 느낌도 들었고, 정말 자기가 실제로 해봤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학생은 자소서에다가 전교학생회장을 맡으면서 '100원 데이'라는 모금행사를 기획한 일화를 소개했다. 보통 학생들은 대부분 자신이 아이디어를 내서 추진했다고 쓴다. 그런데 이 학생은 새로 오신 교장선생님이 '예전에 있던 학교에서 해봤더니 반응이 좋았다'며 추천했기에 자신이 추진할 수 있었다고 적었다. 임 사정관은 "이런 구체적인 사정은 본인만 아는 내용이기 때문에 경험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고 말했다.  임 사정관은 "자소서를 읽다가 '이런 부분은 정말 자기가 솔직하게 썼구나' 싶은 데가 탁탁 눈에 띌 때가 있다"며 "그 속에서 진실성과 진솔함이 묻어나면 좋은 평가를 주게 된다"고 덧붙였다. 경희대학교(총장 조인원)는 2012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서울캠퍼스 1388명, 국제캠퍼스 1464명 등 총 2868명을 선발한다. 입학사정관전형은 8월 1일부터 5일까지 원서접수하며, 기타전형은 9월8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다. 서울캠퍼스는 수시 1차에서 교과우수자전형 300명, 네오르네상스전형 262명, 창의적체험활동전형(신설) 26명, 고교교육과정연계전형(신설) 50명, 사회공헌ㆍ역경극복대상자 30명, 특기자전형에서 20명을 선발하며, 수시 2차에서는 일반전형 총 700명을 선발한다. 이상미 기자 ysm125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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