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직장인 이진곤(28)씨는 최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바라보며 한숨 쉬는 일이 잦아졌다. 그는 두 달 전 '초보 투자자가 주식 시장에서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무조건 코스피 대형주를 사라'는 지인의 조언에 따라 '차화정' 대표주에 투자했다. 그런데 2분기 실적발표 이후 가뜩이나 게걸음을 걷던 수익률이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그사이 코스닥 종목들의 주가는 성큼성큼 올라 있었다. 코스피 종목을 팔고 이제라도 코스닥 종목을 담고 싶지만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오른 것 같아 망설여진다. 그가 고민하는 사이 코스닥은 계속 시세를 내고 있다.코스닥이 끊길듯 말듯 랠리를 이어가며 연고점(4월6일, 539.54)을 불과 4포인트 앞에 두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26일까지 코스피가 7.38% 상승하는 동안 코스닥은 17.19%나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최근 급등으로 코스닥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종목선택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코스닥의 '시세내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코스닥 '가격매력' 여전하다= 지난 5월 이후 코스피가 제한적인 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단순히 '가격매력'만으로도 코스닥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 지난 2년 동안 코스닥은 450~550 박스권 흐름을 지속하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닥은 2008년 저점 이후 코스피와 40%포인트가 넘는 수익률 갭이 유지되는 등 중기적인 가격 메리트가 여전하다"며 "박스권 상단 수준에 다다랐다는 점에서 상승여력은 크지 않더라도, 극단적인 가격부담에 노출돼 있는 수준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내수주 시총비중 높아= 시장의 중심이 된 내수주가 많다는 것도 강점이다.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 중 절반 가까이(26일 기준 49.7%)를 차지하고 있는 코스닥100지수 내에서 올해 업종별 수익률은 금속, 제약, 인터넷, 방송서비스, 건설 등 내수업종이 높은 편이다. 이들은 대외 여건의 영향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홍순표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 내수업종은 코스피 내수업종과 달리 시장 내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높다"며 "코스닥100지수 내에서 코스닥 수익률을 상회하고 있는 내수관련 업종의 시총 비중은 45%에 달한다"고 말했다.하반기 내수가 살아나는 과정에서 '소비재 플레이'가 이어지게 되면 코스닥 내수업종이 이끄는 상승세는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분기 실적발표 과정에서 일부 대형주들이 타격을 입으면서 '차화정'으로 압축돼 있던 시장의 시선이 분산되고 있다"며 "'원심력'의 핵심은 내수주로 내수 중심의 중소형주 및 코스닥에 대한 투자는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코스닥 살리는 건 코스피 IT업종?= 코스닥의 추세적 강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기선행지수의 흐름과 대형 IT주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 코스닥의 30% 가량이 IT 관련주로 구성돼 있어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지수와 궤를 같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IT 대형주의 경우 2분기 이후 실적 불확실성 역시 말끔히 해소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코스닥 시장이 잘 달리기 위해서는 IT 대형주가 살아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하반기 IT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개선을 위해서는 경기선행지수의 상승 흐름이 전제돼야 하고, 따라서 경기선행지수의 움직임 역시 코스닥의 강세 유지 여부를 가늠할 잣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김유리 기자 yr6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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