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벗어난다고 주가가 오를까?

유가증권시장 이전 코스닥사, 이전후 주가는 마이너스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 이민아 기자]국내 여행업계 1위 업체 하나투어가 탈(脫) 코스닥을 선언했다. 지난 19일 코오롱아이넷이 코스닥에서 유가증권 시장으로 옮긴지 사흘만인 22일의 일이다.  코스닥시장을 벗어나려는 기업이 줄을 잇고 있다. 위의 두 회사외에 '미샤'로 유명한 화장품업체 에이블씨엔씨도 이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토지신탁도 이전 얘기가 나오는 기업이다.  하나투어가 유가증권 시장으로 옮기기로 한 이유는 앞서 이전한 기업들과 대동소이하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하라는 요구가 있어왔다"며 "향후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투자자들로부터 평가받기 위해 이전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다 큰 물에서 제대로 평가받겠다는 얘기다.  바꿔 말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있지 못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말 그럴까. 하나투어의 25일 종가 5만원을 기준으로 한 PBR(주가순자산비율)과 PER(주가수익비율)은 각각 5.69배와 20.69배다. 삼성전자의 같은 날 종가기준 PBR이 1.82배, PER은 9.06배다. 올해 상승장을 주도했던 현대차도 PBR 2.47배, PER 9.80배 수준이다.  업종이 달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지만 전문가들은 하나투어 주가가 코스닥에 있다는 이유로 저평가된 것은 아니라는데 인식을 같이 한다. 성준원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을 옮길 경우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신규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주가가 급등하거나 현 추세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투어의 외국인 지분율은 32.98%다. 삼성전자(51.07%), 현대차(41.14%)에 비해 낮지만 동종 업계의 맏형 격인 호텔신라의 15.24%에 비하면 배 이상 높다. 코스닥의 경쟁업체인 모두투어의 외국인 지분율은 그 절반인 16.10%다.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긴다고 성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2008년 이후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긴 코스닥 회사들은 대부분 고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8년~2010년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한 9개 기업중 이전 직후 한달간 주가가 오른 곳은 NHN과 LG유플러스(당시 LG텔레콤) 2곳에 불과하다. 오름 폭도 크지 않았다. NHN이 4.90%, LG유플러스가 2.79% 올랐다. 나머지 기업들은 시장 이전이 독이 됐다. 키움증권과 아시아나항공, 신세계푸드는 10% 내외의 하락률을 보였다. 2008년 10월 이전한 부국철강은 주가가 반토막 났다. 전필수 기자 philsu@이민아 기자 ma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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