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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박태환(22,단국대)의 폭풍 역영에 이은 기적같은 금메달에는 '트리플 업그레이드'의 힘이 숨어 있었다. 바로 장거리 1500m를 포기하면서 근력과 돌핀킥, 잠영에 집중한 끝에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고 마침내 세계 최고의 무대서 금메달의 영광으로 이어졌다.박태환은 24일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벌어진 2011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04로 라이벌 쑨양(3분43초24, 중국)과 세계기록(3분40초07) 보유자 파울 비더만(3분44초14, 독일)을 여유있게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7 멜버른 세계선수권서 이 종목 우승을 차지한 후 4년만의 패권 탈환이다.특히 '1번 레인의 기적'이라 불릴 만큼 불가능해 보였던 레이스를 압도적인 역영으로 만들어낸 결과여서 함께 레이스를 펼친 경쟁자는 물론 전세계 수영계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예선에서 7위로 간신히 8명이 겨루는 결승에 턱걸이 한 불안한 모습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바로 근력과 돌핀킥, 잠영을 한꺼번에 업그레이드한 결과였다.박태환은 지난 1월 자유형 1500m 포기를 선언했다. 스스로의 의지라기 보다는 마이클 볼 코치의 권유였다. 볼 코치는 "우사인 볼트에게 장거리를 뛰게 할 순 없지 않냐"며 박태환에게 단거리 선수의 새 옷을 입히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부터 근력 조정에 들어갔다. 지구력보다는 순간적인 폭발력과 스피드를 내는 근육을 키웠다.박태환의 체력담당관 권태현 씨는 “박태환의 근력이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보다 5~10%가량 더 좋아졌다”고 했다. 근력은 근지구력과 파워를 내게 해줘 강할수록 좋다. 근지구력은 레이스 막판 스퍼트를, 파워는 순발력과 스피드를 좌우한다. 박태환의 몸이 예전보다 잔근육이 미세하게 발달한 점도 이런 훈련의 영향이 컸다. 여기에 박태환의 단점으로 꼽혔던 돌핀킥과 잠영도 업그레이드됐다. 유연성을 향상시킨 덕분이었다. 돌핀킥 스타트를 한 후, 그리고 매 50m 지점서 턴을 한 뒤 허리와 다리만으로 힘차게 뻗어나가도록 하는 기술이다. 마치 돌고래가 헤엄치는 모습과 비슷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박태환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늘 돌핀킥이 약하다는 점이 지적됐었다.하지만 지난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때 3,4회에 불과했던 돌핀킥이 이번 대회에선 6회로 늘어났다. 돌핀킥에 힘과 기술이 실리면서 잠영거리도 덩달아 늘어났다. 그동안 세계 정상급 선수들에게 5~6m 뒤지는 7~8m밖에 가지 못했던 박태환의 잠영 거리는 지난 6월 샌타클래라 국제그랑프리대회에서 12m 안팎까지 늘었다. 이번대회서도 마찬가지. 박태환은 "세계신기록을 못세워 세리머니를 포기했다"고 농담을 할 만큼 여유를 보이면서도 "아쉽다. 하지만 런던올림픽을 향해 가는 길에 좋은 경험을 했다. 가까운 대회에서 세계신기록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트리플 업그레이드'로 붙은 자신감이 세계신기록의 영광으로 이어질 지 기대가 쏠린다.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조범자 기자 anju1015@<ⓒ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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